예술 146

키스 해링Keith Haring 展, 소마미술관

POP: ART SUPERSTAR KEITH HARING 2010 SEOUL http://www.haring.co.kr/ 아열대성의 더운 습기로 가득 찬 대기 아래, 거친 땀냄새를 풍기는 인파를 스치며, 도착한 소마Soma미술관. 종종 괜찮은 전시로 사람들을 모으는 미술관. 다소 한적한 미술관 근처 풍경과 달리 미술관 앞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키스 해링Keith Haring. 이름은 몰라도 그의 작품은 어디선가 다들 한 번씩은 보았을 것이다. 형편없이 말하자면, 상업미술의 거장이라고 할까. 그의 말대로 그가 마음만 먹었다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벌 수도 있었을 것이다(키스 해링 재단에서 상품들을 한정 수량만을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그만큼 그의 작품은 대중적이면서 그 순수함을 잃지 않는다. 그의..

축구, 혹은 경영과 인생의 지침서 - 한국과 아르헨티나 경기를 보고.

한국과 아르헨티나 경기는 감독의 용병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준 경기였다. 허정무 감독은 자신이 선호하고 신뢰하는 선수들을 기용했고, 그 선수들이 부진하고 실수할 때조차도 그들을 신뢰했다. 현격한 실력 차로 힘들어하는 것을 축구를 모르는 사람이 봐도 보이는 것을. 그만큼 자신에 대한 신뢰가 강하고 자신이 추구하는 축구에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것이 환경과 맞을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환경이라는 게 늘 고정되어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실은 기업도 마찬가지다. 어떤 경영진은 자기 말 잘 듣고, 의견 동의가 쉽게 되는, 즉 자기가 선호하는 스타일의 사람만 뽑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경영진은 그것과 무관하게 다양한 사람을 뽑고 그들에게 업무를 부여한다. 밖에 볼 때, 전자는 일..

작가의 성실성과 미술의 대중화 - 홍경택 인터뷰 중에서 (2010년 봄)

홍경택_해골_캔버스에 유채_200×200cm_2008 가끔 구입해 보는 'Trans Trend Magazine' 2010년 봄호에 홍경택 작가의 인터뷰가 실렸다. 그의 작품은 워낙 유명한 지라 전시장과 여러 옥션에서 자주 접할 수 있었다. 탁월한 감각으로 장식적이면서도 뚜렷한 메시지를 가진 작품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더 유명한 것은 작품 가격일 것이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수직적인 작품가 상승이 일어난 가장 대표적인 작가가 바로 홍경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이 인터뷰를 읽는 동안, 그의 작품 가격은 그다지 중요해 보지 않았다. 미술 시장에서 작품 가격이 중요하긴 하지만, 종종 우리는 더 중요한 것들을 놓치기도 한다. 내가 읽은 인터뷰에서 홍경택은 현재 미술작품을 제작하고 있는 작가들에게, 그리..

서울포토2010 (Seoul Photo 2010)

전시 기획, 특히 대형 미술 전시 기획의 어려움은 수익만 쫓아가는 비즈니스의 속성, 그리고 그것과 무관하거나 아직 한국적 풍토와 잘 맞지 않는 예술성, 작품성을 서로 만나게 하는 데 있다. 내가 관여하고 있는 아트페어도 마찬가지다. 4월 29일부터 5월 3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포토2010도 그런 사정을 여실히 드러낸 전시라고 해야 할 것이다.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아트페어에도 프리-프로덕션, 프로덕션, 포스트-프로덕션이 존재한다. 결국엔 공통된 관심사와 목적, 팀웍이 중요하다. 내가 갤러리스트로 나갔던 아트페어, 혹은 주관했던 아트페어에서 결국 중요했던 것은 팀웍과 참가한 작가나 갤러리의 작품성을 중심으로 비즈니스 마인드였다. 적고 보니, 참 어려운 일이었음을 다시 되새기게 된다. 서울포토201..

미술 시장에 대한 단상 - 서울오픈아트페어를 보고

2000년대 중반 전 세계 미술 시장은 그야말로 대단한 호황이었다.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여서 서울옥션, K옥션을 비롯하여 수십개의 아트 옥션 회사가 생기고 새로운 갤러리들이 생겨났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어떤가. 소리소문없이 아트 옥션 회사가 문을 닫고 갤러리들이 사라지고 있다. 아직 사람들은 그러한 호황이 다시 올 것이라고 믿는 듯하다. 그리고 고객들에게 그렇게 이야기하며, 미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라고 한다. 그런데 과연 올까? 2006년, 2007년과 같은 시기가. 나는 단호하게 그런 시절은 오지 않고, 와서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미술 작품을 오직 투자 목적으로 접근했을 때, 실패하기 가장 좋은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어찌 어느 순수한 영혼의 치열한 결과물을 돈으로..

공동체 라디오 Community Radio, 공동체 예술 Community Arts

지역적 한계가 없는 인터넷과 달리 공동체 라디오는 지역적 한계 내에서 소통과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매체에요. 그래서 공동체 라디오는 일반라디오와 다릅니다. 일반라디오는 방송을 하고 나면 모든 관계가 단절되어 버리는데 반해 공동체라디오는 계속해서 관계를 이어나갑니다. 지역의 문제를 방송을 통해 해결해 나가고 지역과 순환 관계를 맺어가는 것이 바로 공동체라디오입니다. - 송덕호(마포FM 이사), (볼 6호, 166쪽, 2007년 가을) 볼 BOL 006 2007.가을 - 볼 편집부 엮음/한국문화예술위원회 1. 오래된 잡지를 읽다가, 공동체 라디오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미국의 NPR을 떠올렸다. 자연스럽게 내 관심사인 공동체 예술(Community Art)로 옮겨갔다. 2. Community Art는 공공..

미완성교향곡

몇 주 동안 저녁마다 약속이 있었다. 이번 주도 마찬가지다. 오늘도 약속이 있었으나, 캔슬되었을 뿐. 내일부터 금요일 저녁까지 내내 약속들이다. 그 사이 몸은 열기로 가득차, 조금만 움직여도 땀을 흘렸다. 어렸을 땐, 몸이 차가웠는데, 나이가 들고 난 다음 후끈후끈거린다. 특히 여름엔 운동을 하지 않으면 몸 속의 열기와 땀으로 견디기 어려울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이전 리뷰에서 데이빗 린치의 빨간방을 좀 혹평하긴 했지만, 책을 거의 읽지 않는 사람들에겐 추천해주면 좋을 책이다. (매우 안타까운 일이지만) 책을 읽으면서 밑줄 친 문장을 인용한다. 이처럼 한 영화를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그러나 당신이 만든 영화를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해서 신경을 쓰거나, 영화가 사람들의..

예술가처럼 일하라

예술가처럼 일하라 - 데이비드 매킨토시, 스탠 데이비스 지음/밀리언하우스 별표를 네 개를 매기긴 했지만, 이는 비즈니스를 예술에 은유한 것에 대한 평가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 은유를 제외한다면, 책 내용은 다소 부실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나는 예술가들을 만날 때, 어떻게 하면 자신의 순수함이나 예술에 대한 열정을 지키면서, 비즈니스적으로 성숙해지고 마케팅적 감각을 익힐 수 있을까에 대해선 많은 고민을 한다. 하지만 우선되어야 할 것은 무엇보다도 작품 활동에 대한 열정과 순수함, 그리고 혁신(낯설고 새로운 것들에 대한 추구와 도전)이다. 다시 말해 작품이 좋지 않으면, 예술가의 비즈니스 능력이나 마케팅 감각은 다 거짓말이다. 즉 본질적인 것에 대한 기본적인 역량이 탄탄해야 된다. 그런데 나는 사업..

오래된 카세트테잎으로 만든 추억의 인물들

모든 것이 예술 작품의 소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소재가 될 수 있다는 것과 그것을 만드는 것과는 무관하다. Iri5라는 예술가가 있다. 그녀는 오래된 책, 카세트테잎, 카드, 잡지, 신용카드 등으로 작품을 만들어 Flickr.com에 올린다. 진지한 작품 세계를 가진 것은 아니지만, 꽤 흥미롭고 재미있다. 오래되고 진기한 것을 가지고 작업을 하는 것에 열광하는 그녀의 작업들을 한 번 살펴보자. 출처: http://www.noiseaddicts.com/2009/03/celebrity-art-made-with-cassette-tapes/ http://www.flickr.com/photos/iri5/

기업 문화예술 투자 환경 조성을 위한 세미나

기업 문화예술 투자 환경 조성을 위한 세미나 2009년 3월 13일 금요일 국회 도서관 강당 지난 13일 금요일, 국회 도서관에 다녀왔다. '기업 문화 예술 투자 환경 조성을 위한 세미나'라는 제법 거창한 주제의 세미나에 참석했다. 다양한 참석자들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는 기회였다. 주로 내가 하는 분야에만 신경을 써다보니, 좀 넓은 시야에서 문화예술 정책이나 인프라에 대해서 고민할 일이 적었는데, 이 세미나로 인해 다소 넓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런 류의 세미나들은 언제나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한 가지가 있다. 그것은 '과연 투자할 수 있는 (순수)예술 분야가 있는가'이다. 불행하게도 (천박한) 자본주의 아래에서 투자라는 행위는 분명한 ROI(Return on Invest)가 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