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146

Chaim Soutine의 자화상

Chaim Soutine (시암 쑤띤)의 자화상이다. 1916년에 그려진 작품이다. 꽤 심각할 정도로 자기 자신에 대한 증오, 내지는 혐오를 가지고 있었나 보다. 추상 표현주의의 윌렘 드 쿠닝은 시암 쑤띤을 열광적으로 좋아했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시암 쑤띤의 첫 번째 대형 전시를 뉴욕에서, 그것도 그가 죽고 난 10년 정도가 흐른 뒤에 열렸고 이 때 미술의 중심이 파리에서 뉴욕으로 옮겨가던 무렵이라는 걸 떠올려보면 무척 재미있다. 잭슨 폴록이 현대 미술계의 스타로 떠올랐고 파리에서는 이에 질세라 타피에스, 뒤뷔페를 중심으로 한 앵포르멜이 유행하고 있었다. 쑤띤 작품은 세계에 대한 혐오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추상 표현으로 일관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그의 생애가 두 개의 전쟁 속에 있었고 유태인이..

Felix Gmelin : 68년으로의 여행

Felix Gmelin, Farbtest, Die Rote Fahne II (Color Test, The Red Flag II), 2002. Installation view, 50th Venice Biennale, 2003. 서방 세계에서 1968년은 각별한 모양이다. 하긴 서부 유럽에서는 68 혁명이라고 부르니. Felix Gmelin은 1968년의 베를린과 2002년의 베를린을 동시에 보여주면서 그들(또는 우리)의 현재를 되새기고 있다.(아, 그 때는 얼마나 그리운 시절인가!) 하지만 이것은 감상적인 향수의 대상으로만 그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안타까움이 동시에 스쳐지나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Felix Gmelin에게도, 나에게도 이 폭력적이며 잔인하게 변해버린 현대 사회의 가속 페달을 막을..

예술의 우주 2003.12.12

뭉크의 <절규>에 대한 의견

하나는 뭉크의, 그 유명한 이고 하나는 Krakatoa 화산 폭발을 그린 누군가의 그림이라고 한다. 집을 나서기전 뉴욕타임즈에 흥미로운 아티클을 읽었는데, 뭉크의 경험, 하늘이 핏빛으로 물들고 끝나지 않을 비명을 느낀 것은 역사상 기록된 가장 큰 화산 폭발로 알려진 1883년의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인근의 무인도인 크라카다우 화산 폭발에 의한 것이라는 견해이다. 이 때 이 폭발로 이 섬의 3분의 2가 날아갔으며 폭발로 인해 발생한 해일 등으로 삼만 육천명이 죽었다고 알려져 있다. 이 폭발에 관한 책이 단행본으로 나와있을 정도이니 이 화산 폭발이 어느 정도였는지 알 수 있을 듯하다. 그러니 북유럽에서도 이 폭발의 영향이 미쳤을 것도 같다. 문제는 뭉크가 작품 를 그리게 된 그 경험을 한 것이 몇 년도 인가하..

예술의 우주 2003.12.11

새 근원수필, 김용준

새 근원수필 (보급판) - 김용준 지음/열화당 새 근원수필(近園隨筆) (근원 김용준 전집 1권), 열화당 며칠이고 조용히 앉아 길게 읽을 책을 띄엄띄엄 산만하게 읽은 탓일까, 기억나는 것이라곤 오늘 읽은 술 이야기 밖에 없다. “예술가의 특성이란 대개 애주와 방만함과 세사(世事)에 등한한 것쯤인데, 이러한 애주와 방만함과 세사에 등한한 기질이 없고서는 흔히 그 작품이 또한 자유롭고 대담하게 방일(放逸)한 기개를 갖추기 어려운 것이다.” “술에 의하여 예술가의 감정이 정화되고, 창작심이 풍부해질 수 있다는 것은 예술가에 있어 한낱 지대(至大)의 기쁨이 아니 될 수 없을 것이다.” (199쪽) 내가 기억나는 문장이 이렇다 보니, 인상적이었던 단어 또한 매화음(梅花飮)이었다. 뜻은 매화가 핌을 기뻐하여 베푸는..

클라시커 50 회화, 롤프H.요한젠

클라시커50-회화롤프H.요한젠저 | 황현숙역 | 해냄 | 2002.03.11출처 : 반디앤루니스 http://www.bandinlunis.com 롤프 H. 요한젠, , 황현숙 옮김, 해냄 1. 서평이란 책을 평가하고 읽는 이, 또는 읽을 이를 위해 씌어진 글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글 쓰는 이의 사정에 따라 그 글의 모양새가 달라지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책에 있다기 보다는 책의 외부에 있다. 즉 책을 온전하게 평가하기 못하고 책이 놓여있는 Context에 너무 얽매이게 되는 것이다. 이는 미술사(학)라는 한국에 아직 낯선 학문분야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인문학(예술을 포함한) 전반에 해당된다는 점에서 서평을 쓰는 이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요컨대 한국의 학문 연구 풍토가 어떠하며 대학 교육이 어..

파울 클레의 삶과 예술

파울 클레의 삶과 예술, 크리스티안 겔하르(지음), 책세상 '건축 공식과 같은 회화와 시적인 회화를 조화시키는 것’(28쪽) 1+1=2가 되듯이 우리 삶도 어떤 규칙 - 모든 사람이 알고 공유하고 있는 변하지 않는 - 으로 이루어져 있다면, 그러면 지금보다 조금은 편해지지 않을까. 현대 예술가들은 그런 걸 염원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고전주의 시대는 늘 찰나같이 짧고 우리는 늘 낭만주의 시대를 살아간다 낭만주의 시대의 고전주의는 어딘가 비극적인 면모를 가질 수 밖에 없는 걸까. 나에게 파울 클레는 발터 벤야민이 끝까지 놓지 않았던 그림의 화가로 늘 기억된다. 이 불행했던 학자의 삶처럼 파울 클레의 작품도 그렇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러나 파울 클레의 작품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불행한 어떤 세계를 표현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