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우주/리뷰 162

M-IDEA, Insane Park,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M-IDEA Insane Park 2011.1.28-2.20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 종종 미술 감상에 대해 묻는 사람들이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미술 작품들을 자주 접하라고 할 뿐이다. 귀에 익숙하지 않은 클래식 음악도 자주 듣다 보면, 선율이 귀에 익숙해지고 몇 해 지나지 않아 클래식 음악 팬이 될 수 있듯, 미술 작품도 그렇다. 하지만 클래식 음악은 자기 귀에 익숙한 음악을 자주 들을 수 있지만(다양한 경로와 방법으로), 미술 작품은 그렇지 못하다. 특히 아무리 미디어가 발달한다고 하더라도, 미술 작품 관람을 대신할 수 없고, 실제 작품을 관람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다. 그래서 무조건 작품을 실제로 보아야 한다. (나는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도 잘 알고 있다)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은 지하철 3..

김초희 전, 한전프라자갤러리

김초희 전 2010. 2. 16 ~ 25 한전프라자갤러리 Installation View 적동, F.R.P, 우레탄도장, 나무, 브론즈, 천, 광원 _ 가변크기 _ 2010 큰 갤러리 안에 꽃잎들이 나풀거린다. 쓸쓸한 도시의 애처로운 마음이 곱게 펼쳐진 꽃잎에 깃든다. 김초희 작업은 낯설고 신기하다. 작가를 만나면 더 신기하다. 자기보다 큰 꽃잎을 전시장에 펼쳐놓은 젊은 여성 작가의 설명을 듣고 있노라면, 우리는 새삼스럽게 꽃잎이 가는 다양한 의미들과 조형성에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가벼운 바람에, 갑자기 낮아지기도 하는 기온에, 어쩌면서 보이지 않는 나무의 변덕스러운 마음으로 아래로 떨어진 잎새를 표현하는 작가는 꽃잎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꽃잎의 물성을 그대로 형상화시키며 꽃잎이 우리에게 서정적인 ..

침묵 속에서 소리 지르다

Voice Of Silence #016, 90x120cm, Inkjet print, 2010 침묵의 목소리 (Voice of Silence) 이일우 전 2010년 10월 21일 - 11월 4일, 갤러리 보다 컨템포러리 www.artcenterboda.com 소리가 들린다. 사진에서 소리가 들렸다. 도발적이다. 소리를 지르는, 혹은 흐느끼는, 갤러리 가득 어떤 소리를 내는 사진들이 전시되고 있었다. 하지만 소리는 없었다. Voice Of Silence #001, 90x120cm, Inkjet print, 2010 사진 너머에는 어떤 소리가 숨겨져 있을 테지만, 우리에게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단지 상상할 뿐이다. 공감과 이해가 사라져가는 현대 사회 속에서 이일우의 사진이 주는 메시지는 분명해 보인다. 소..

전시 보도자료 관련 - 주말미술여행 어플 출시 예정

안녕하세요. ‘파아란 영혼’을 운영하고 있는 지하련입니다. 제가 블로그를 운영한 지도 벌써 몇 년이 흘렀습니다. 파워블로거는 아니지만, 야후 블로그 랭킹에서 1000위 안으로 들어갈 정도로 많은 분들이 방문해주시고 있습니다. 이번에 제가 SK텔레콤의 지원을 통해 ‘주말 미술 여행’이라는 어플리케이션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주말에 나들이를 나가 보면 거리에는 인파로 가득하지만, 미술관이나 갤러리에는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다. 제가 보기엔 실속 없는 전시이지만, 다양한 광고와 홍보로 무장한 전시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고 인사동이나 사간동의 갤러리에는 사람들이 없습니다. 이에 주말에 보러 갈 만한 좋은 전시를 소개하는 어플리케이션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출시는 내년 초가 될 듯하며 현재 내용을 정리해 업로드를 하..

볼쇼이 극장 오페라 갈라 콘서트, 예술의 전당

어제 저녁, 오랜만에 예술의 전당에 갔다. 회사에서 조금 일찍 나와, 길을 서둘렀다. 연말이라 그런지, 공연장 앞에 사람들로 가득했다. 클래식 음악을 즐겨 듣지만, 제목이나 가수를 기억할 여유는 없었다(이 문장에서 ‘여유’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지만). 그러나 어제의 공연은 마음에 들었다. 특히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좋았다. 연습을 많이 한 악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평가를 내릴 만한 위치에 있는 이도 아니지만. 소프라노 안나 아글라토바 Anna Aglatora 메조 소프라노 스베틀라나 쉴로바 Svetlana Shilova 테너 올렉 꿀꼬 Oleg Kulko 바리톤 안드레이 그리고리예프 Andrei grigoriev 지휘 미하일 그라노프스키 Mikhail Granovsky 연주 프라임..

페르골레지 '슬픔의 성모'(Stabat Mater)

클래식 음악을 듣는 사람이 주위에 없네요. 바쁜 일상인지라, 교류할 틈이 없었던 탓이죠. 저의 경우에는 팝->아트락/프로그레시브락 -> 재즈 -> 클래식의 궤적을 밟아왔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클래식을 듣지 않았다면 대부분 이런 식으로 옮겨 오던지, 아니면 어느 날 갑자기 클래식 음악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저는 재즈를 그렇게 알게 되었습니다... (마일즈데이비스 & 캐논볼애덜리의 'Somethin' else의 'Autumn Leave'와 덱스터 고든의 'Appointment in Gana'(음반명이 기억나질 않네요)를 듣고는..) 클래식 음악은 모짜르트의 '레퀴엠'을 가장 좋아합니다. 레퀴엠 음반만 7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음반은 지오나비 바티스타 페르골레지라는 이탈리아 작곡가의 음악입니다...

읽는 사진, 느끼는 사진 展,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

읽는 사진, 느끼는 사진 - 서울시립미술관 소장품 기획 - 사진 展 2009. 3. 6. Fri - 5.24. Sun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 분관 책장을 정리하다가 읽다만 책들로 어지러운 방바닥으로 떨어지는 사각의 얇은 카탈로그. 작년 봄에 보았던 전시. 그러고 보니, 요즘 통 전시를 챙겨보지 못하고 있다. 회사일도 많고 개인적으로 여러 일들이 겹친 탓이었다. 나이가 들수록 핑계만 늘고, 핑계가 늘수록 게으름은 배가 된다. 한 없이 게을러지는 나이가 된 것일까.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은 사당역에서 나오면 걸어서 바로 앞에 있다. 옛 벨기에 대사관 건물로 1905년에 지어진 이국적인 건물이다. 건물 앞 정원에는 흥미롭고도 아름다운 조각작품들이 세워져 있다. 사당역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다가, 그 기다림이 지겨..

키스 해링Keith Haring 展, 소마미술관

POP: ART SUPERSTAR KEITH HARING 2010 SEOUL http://www.haring.co.kr/ 아열대성의 더운 습기로 가득 찬 대기 아래, 거친 땀냄새를 풍기는 인파를 스치며, 도착한 소마Soma미술관. 종종 괜찮은 전시로 사람들을 모으는 미술관. 다소 한적한 미술관 근처 풍경과 달리 미술관 앞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키스 해링Keith Haring. 이름은 몰라도 그의 작품은 어디선가 다들 한 번씩은 보았을 것이다. 형편없이 말하자면, 상업미술의 거장이라고 할까. 그의 말대로 그가 마음만 먹었다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벌 수도 있었을 것이다(키스 해링 재단에서 상품들을 한정 수량만을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그만큼 그의 작품은 대중적이면서 그 순수함을 잃지 않는다. 그의..

누가 미술관을 두려워하랴 - 2010 올해의 작가: 박기원

Who’s Afraid of Museums? - Artist of the Year: Kiwon Park 누가 미술관을 두려워하랴 - 2010 올해의 작가: 박기원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2010. 4. 6. – 5. 30. 나는 공간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작품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기보다 공간 속의 작품, 즉 공간과 작품이 중립적이기를 원한다. 나는 이미 만들어진 환경이나 풍경은 그대로 있고, 그 위에 ‘미세한 공기의 흐름’, 팔의 솜털이 움직이듯 한 미세한 바람처럼 어떤 자극도 없어 보이며, 방금 지나친 한 행인의 기억할 수 없는 모습과 같은 최소한의 ‘움직임’을 원한다. – 작가 노트 중에서 무더운 날씨였다. 아무런 계획 없이 그냥 미술관으로 향했다. 실은 아무 기대도 하지 않았다. 늘 보아오던 작품..

서울포토2010 (Seoul Photo 2010)

전시 기획, 특히 대형 미술 전시 기획의 어려움은 수익만 쫓아가는 비즈니스의 속성, 그리고 그것과 무관하거나 아직 한국적 풍토와 잘 맞지 않는 예술성, 작품성을 서로 만나게 하는 데 있다. 내가 관여하고 있는 아트페어도 마찬가지다. 4월 29일부터 5월 3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포토2010도 그런 사정을 여실히 드러낸 전시라고 해야 할 것이다.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아트페어에도 프리-프로덕션, 프로덕션, 포스트-프로덕션이 존재한다. 결국엔 공통된 관심사와 목적, 팀웍이 중요하다. 내가 갤러리스트로 나갔던 아트페어, 혹은 주관했던 아트페어에서 결국 중요했던 것은 팀웍과 참가한 작가나 갤러리의 작품성을 중심으로 비즈니스 마인드였다. 적고 보니, 참 어려운 일이었음을 다시 되새기게 된다. 서울포토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