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소리와 박철의 사건을 보면서, 한국적 상황이 빚어낸 슬픈 초상화 같다는 생각을 했다. 사랑을 해본 사람이라면, 사랑을 지속시키기란 얼마나 어려운가를 잘 알고 있다. 이제 사랑은 관습의, 규범의, 제도의 규제도 벗어난 채 도전과 모험, 그리고 도피의 회오리 속에 존재하고 있다. 아, 이탈로 칼비노라면 ‘보이지 않는 사랑’라고 불렀을 것이다. 월요일 아침에 일어나 잠시 사랑에 대해서 생각했다. 그러자 물음표들이 연속적으로 호수의 물결처럼, 내 마음 가장자리에 가 부딪혔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사랑이라는 텍스트보다 사랑의 주위를 구성하는 콘텍스트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나는 서른 중반이 되어서야 깨달았다. 차라리 모른 채 시작하는 편이 나았을지도. 온라인서점에서 주문한 책이 도착했다. 그 중에 ‘소리,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