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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 영혼





1.3.휴일.퇴근길.여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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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쓰진 못했지만, 가을과 겨울 사이 몇 권의 소설들을 읽었다. 루이지 피란델로의 <<나는 고 마티아 파스칼이오>>, 미셸 우엘벡의 <<지도와 영토>>, 조나선 사프란포어의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모신 하미드의 <<주저하는 근본주의자>>, 김연수의 <<7번 국도>>.  이 밖에도 몇 권의 책을 읽었고 짧게나마 리뷰를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글은 형편 없고 독서의 질은 끝 모를 바닥으로 떨어졌지만, 책을 읽긴 했다. 의미과 무의미 사이에서 길을 잃어버린 독서였다. 왜 나는 갑자기 이렇게 소설책들을 많이 읽게 된 것일까. 


원하지 않는 일들이 연거푸 초가을부터 초겨울 사이 일어났다. 주말 없이 사무실에 나가고, 밤 늦게 퇴근하는 생활이 반복되었고 욕 먹으면서 일을 했다. 협력업체 직원들은 급여가 밀렸고, 그들과 함께 일하는 나는, 그들의 불성실함 대신 출근하지 않는 불상사를 염려했다. 실은 이때 반대로 움직여야만 했는데, 그러질 못했고 그럴 형편도 되지 않았다.


내가, 우리 팀이 맡은 부분은 종속적 시스템인지라 타 시스템이 끝나야만 처리되는 일이었지만, 다른 시스템들은 우리와 무관하게 미궁으로 빨려들어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는 사이 아버지께서 입원하셨다. 고향에서 서울로, 다소 생소한 병명으로 송파구에 있는 큰 병원으로 와서 수술 준비에 들어갔다. 그리고 나는 일을 그만둔다고 했다. 여의도 사무실과 서울 동쪽 끄트머리 병원을 오가는 생활을 몇 주간 했다. 그 사이 회사에선 나를 대신할 사람을 찾았다. 


그러나 일을 그만두지 못했고 대신할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스럽게 수술은 잘 끝나, 아버지께선 다소 고통스러우나, 약간의 희망을 얻을 수 있는 방사선 항암치료를 받고 계신다. 


그렇게 가을이 지나 겨울이 왔다. 미궁으로 빨려들어가던 주 시스템 개발은 제자리로 돌아왔고 프로젝트는 내가 맡은 부분만 남는 상황이 되었다. 스트레스와 부담감은 끝없이 치솟았고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이들마저 그만 두겠다고 나에게 이야기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거의 없(었)다. 그냥, 계속 해왔던 것처럼 욕 먹으면서 일 하는 것. 


이전 회사들을 다니면서 WLB(Work-Life Balance)를 이야기하곤 했는데, IT 프로젝트들 중에서도 최악이라고 알려진 금융권 차세대 프로젝트에선 '일과 일상 사이의 조화'란 불가능하다, 불가능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 이상한 상황 속에서 '다들 원래 이래', 그러면서 그걸 묵묵히 견디며 일을 하고 있었다. 어쩌면 다들 SM인 걸까. 얼마나 험난한 일을 거쳐왔는가를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 날을 기대하는 걸까. 그런 고난 거쳐 성공했다고. 뭔가 이상하지만, 나 또한 그러고 있(었)다. 


우리들의 목표, 우리들의 지향점은 어디일까? 


나도 잘 모르겠다. 스무살 때는 뭔가 변화를 일으킬 수 있으리라 여겼는데, 지금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만 든다. 대단하다고 여겼으나, 다들 평범했고 똑똑하고 영특하다고 여겼으나, 현실적 영향력은 없었다. 그저 다들 별 볼 일 없었다. 


그렇게 나는, 조금 늦었지만, 지금 사무실로 나가 저녁에 돌아올 듯 싶다. 26일도, 27일도.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1월 안에 내가 맡은 이 일들이 끝나게 될 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지게 된 것이다. 그 이후로 뭘 하게 될 지 모르겠지만. 


프로젝트가 끝날 때까지 술을 마시지 않기로 했다. 스트레스로 인해 술을 마시면 폭음을 하게 되고 내 일상을 망가뜨렸다. 내년 2월, 편안한 마음으로 술을 마실 수 있기를 기대해보기로 하자. 전시도 좀 보고 여행도 다니고 ... 그게 가능할련지 모르겠지만... 


마지막으로 계절 사이에서 내가 읽었던 소설들의 짧은 느낌을 덧붙인다. 


피란델로의 <<나는 고 마티아 파스칼이오>>에선 주인공 파스칼은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다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간다. 사랑은 잃어버렸지만, 자신을 고통스럽게 하던 과거의 인생과는 결별할 수 있었다. 하나의 상처는 또 다른 상처로 해소된다. 우엘벡의 <<지도와 영토>>는 현대 예술에 대한 코메디이고, 사프란포어는 특유의 형식 속에 상처를 치유해나가는 어린 소년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나는 마지막 부분에 가서 울컥하기도 했다. 모신 하미드의 <<주저하는 근본주의자>>는 저널의 찬사와 달리 약간 맥이 풀리는 느낌이랄까. 그만큼 이슬람의 문제가 우리에게 중요하지 않아서일지도 모르겠다. 김연수의 <<7번 국도>>는, ... 아직도 출판되고 있다느 것이 의아스러웠다. 이십대 중반 김연수가 쓴 소설이고 형편없었다. 실은 내가 이 소설을 잘못 구입한 것이다. 


좋은 일이 뜸하다. 기쁜 일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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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사놓고 한 페이지도 읽지 못하는 날들의 연속이다. 평균 퇴근 시간 밤 10시. 그래도 일은 끝나지 않는다. 이토록 많은 일들이 필요했는가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면서, 한정된 시간과 자원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며, 어떻게든 일은 끝내야 하니, 밤 늦게, 주말까지 나가 일을 하고 있다. 


요즘, 정말, 주말이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매일 평일이었다면 기분이 어땠을까. 주말에도 사무실에 나가 일을 하지만, 그래도 조금 늦게 나갈 수 있다는 것에 기뻐하다니. 





고향에 가면 늘 바다 앞 횟집엘 들린다. 서울에도 회를 곧잘 먹는 편인데도, 고향집에 가면 회만 찾는다. 그게 신기하기도 하고 ... ... 


전생에 바다 물고기였던가, 다음 생에 진짜 향유고래가 되려고 그러는 것인지. 




가끔 핸드폰 사진이 잘 나올 때가 있는데, 이런 어슴프레한 저녁 때이다. 이런 바닷가 앞에서 몇 달 지냈으면 좋겠는데, 그게 언제쯤 될련지... 


오늘 퇴근이 밤 11시였고, 그래도 일을 끝내지 못하고 온 탓에, 내일 7시 정도 출근하려고 한다. 과연 지금 잠을 자곤 일어날 수 있을까. 올해 가을 이렇게 일을 하게 되리라곤 전혀 예상치 못했다. 실은 정말 다양한 경험을 했다고 자부한 탓에, 예상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아, 나는 아직 멀었구나 하는 생각한다. 


어찌되었건 시간은 흐르고 프로젝트는 끝날 것이다. 그러니, 지금 이 때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된다,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아, 벌써 새벽 1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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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너무 바쁘고 정신 없다. 8월 내내 책은 거의 읽지 못했고 극심한 스트레스와 회의들로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겠다. 예상과 달리 내가 맡은 프로젝트의 모호성과 변동성이 급격하게 상승했다. 일정은 이미 어긋나기 시작했고 여기에 대해 내가 대응할 수 있는 수준까지 대비해놓고 이해관계자들에게 프로젝트 위험 상황임을 알려야 한다. 


일처리라는 건 결국 모호성과 변동성이 급격하게 상승하는 위기 순간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려있는 걸까. 아니면 이런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에 있는 걸까. 실은 이 상황이 되리라 예상하지 못한 게 크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 되기 전에 협조가 필요한 파트에 강하게 어필해야 하는데, 이 어필을 약하게 했다고 볼 수 있다. 실은 협조한 필요한 파트도 자신들의 업무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상황은 쉽지 않다. 





그리고 밤이 왔고 나는 퇴근을 했다. 지루한 일 이야기를 블로그에 올린다. 세상이 불확실해지고 우리들 인생도 불확실해진다. 마음도 불확실해지고 존재하지 않는 꿈에 모든 걸 맡기게 된다. 로코코의 세계다. 여성들의 화장술이 발달하고 사랑의 미사어구가 넘쳐난다. 그리고 화장술이 타인의 시선을 사로잡지 못하고 감미로운 언어가 사람의 마음을 흔들지 못할 때 세상은 어떻게 되고 나는 어떻게 될까. 


다행인 것은 나는 화장술을 모르고 감미로운 언어 구사엔 취약하다. 하지만 가끔 존재하지 않는 꿈에 모든 걸 맡기고 싶다. 그러고 보니, 편한 마음에 술 한 잔 한 것도 참 오래되었구나. 


두서 없이 블로그에 포스팅한다. 일이 어수선하니, 글도 마음도 어수선하다. 빨리 일이 마무리되고 이 시절도 지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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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페이스북에 비즈니스에 대한 내 생각들을 메모하곤 한다. 그간 올렸던 단상들을 모아보았다. 




잘못 뽑은 한 명의 직원이 회사를 망하게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사실을 망하기 직전에 깨닫는다. 기업의 느린 죽음(Slow Death)은 그만큼 위험하다. (2.27)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얼굴을 마주 보고 의견을 주고 받으며 대화를 해야 한다. 애초에 대화란 그런 것이다. 대화는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몸짓 눈짓 손짓으로 하는 것이기에. (2.20)




한국 사회는 기본적으로 위험(Risk)에 취약하다. 왜냐하면 실제 손실이나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위험은 그저 잠재적인 것일 뿐이라고 여긴다. 그리고 더 나아가 그것으로 인해 실제 손실이나 피해가 발생하면 '운이 나빴다'고 생각하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이런 탓에 '위험 관리'에 투자를 하지 않고 투자하고자 하면 '쓸데없이 돈 쓴다'고 비난하기 일쑤다. 사회 전반적으로 이런 문화가 깔려있고 리더들이 잠재적인 위기나 위험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받아들이는 경우를 거의 본 적 없다. (2.20)




작년부터인가, 나에게 '사업을 하라'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생겼다. 하지만 늘 주저하게 된다. 이유는 돈 때문이 아니라 도전에 대한 책임, 의지, 신뢰, 사람 그리고 적절한 수준의 행운이 있는가 등 여러 조건들에 대해 고민이 많은 탓이다. 그간 이런저런 크고 작은 도전들을 하긴 했지만, 회복 불능의 상태까지 날 밀어넣지 않은 탓에 견딜만한 수준으로 지내고 있다. 


나에겐 사업에 실패했던 두 명의 친구가 있다. 한 명은 사업 실패로 몇 억의 빚을 졌고 이 빚을 갚기 위해 하루 2-3시간 자는 생활을 무려 2년을 넘게 했다. 낮에는 직장을 다니고 퇴근 후에는 아르바이트, 대리기사를 하며 빚을 다 갚았다. 한 명의 경우는 재무담당 이사가 법인 계좌의 자금을 들고 사라져 한 순간에 망한 케이스다.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망한 회사의 사무실에 출근하는 일이었다고 했다. 젊은 친구가 도망가지 않고 나와서 수습하는 모습을 본 채권자들이 나중에는 자신의 일을 도와주었고 수십억원의 규모의 채무를 다 갚을 수 있었다고 했다. 지금은 다들 잘 살고 있지만, 솔직히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결국엔 태도다. 사업에 대한 태도, 사람에 대한 태도, 꿈과 이상에 대한 태도, 그리고 행동(실천). 실은 내가 바람직한 태도를 갖추고 있는가로 모든 질문들은 모인다. (2. 19)




작은 회사에서 구성원이 업무적 곤란, 한계를 느끼게 된다면, 누가 그것을 해결해야 할까? 그건 회사다. 그래서 작은 회사의 리더들은 실무에도 전문화된 지식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는 큰 회사도 마찬가지다. 탁월한 실무자가 탁월한 리더가 될 순 없겠지만, 탁월한 리더들은 모두 탁월한 실무자였다. (2.7) 




리더는 팀원, 구성원들과 같이 뒹굴어야 한다. 뒹굴 일이 없다면, 뒹굴 일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단연코 그 일이 회식이나 술자리가 되어선 안 된다. 그리고 술자리에선 뒹굴어선 절대 안 된다. 종종 오해하는 것들 중의 하나가 '술 한 잔 하고 풀었다'는 것인데, 술을 마셔서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는 사랑 문제 빼곤 본 적이 없다.(1.24) 



Project가 끝나고 난 다음, 남는 것은 '문서들'이다. 문서들이 얼마나 자세하고 논리적이며 정합성을 가지는가, 이것이 제대로 되었을 때, 끝났다고 말할 수 있다. 또한 프로젝트의 품질관리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지나간 일이지만~, 아! 이토록 허술했다니. (1.9) 



마음을 다해서 사람을 채용해야 한다. 그래야만 회사가 성장할 수 있다. 모든 걸 주어도 얻지 못하는 것이 바로 사람이다. 이를 잊어서는 안 된다. (1.6) 




며칠 전 헨리 민츠버그의 책을 샀다. 실은 그의 책이 번역된 것도 모르고 있었다. 꼭 읽어보고 싶었던 경영학자 중 한 명이다. 사진이 없으면 좀 밋밋해서 올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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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회사의 임원이 되고 난 다음, 편안하게 잠든 적이 거의 없는 듯하다. 술에 취해 잠이 들던, 늦게까지 책상에 앉아 일을 하던, 메일을 보내던, 고민을 하던, ... 심지어 잠이 들지 못했던 적도 여러 번 있었다. 그리고 어제도.


최근에는 점심 거르기도 자주. 


내 사업이었다면 어땠을까? 글쎄다. 


올해의 실패는 인사(HR)다. 1명의 팀장을 제외하곤 모든 팀장들이 올해 채용된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들 모두 10년 차가 넘거나 10년 가까이 되는 인력들이다. 그리고 그들 중 대부분이 한 번 이상의 고객 불평을 만들었고, 심지어 여러 번이거나, 기본적인 태도가 안 되어 있었고, 서비스 마인드 부재에 고객을 이해하고자 하는 태도가 아예 없었다. 내가 맡은 부서가 아니라 그들을 인터뷰하거나 채용 과정에 의견을 전달하지도 않았고 그들의 경력서도 보지 않았다. 실은 경력서를 보았다고 한들, 그들의 경력은 무수한 프로젝트 리스트로 채워져 있을 테니, 나는 그 프로젝트들 속에서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1명, 2명의 관리자가 프로젝트 1-2개 산으로 보내는 건 무척 쉬운 일이고, 작은 회사에서 프로젝트 1-2개 산으로 가면 회사 전체가 위기에 놓인다는 사실을. 그리고 산으로 간 프로젝트를 수습하는 사람은 따로 있고. 


결국 '사람이 중요함'을 자리를 옮겨서도 깨닫고 있으니. 나는 사람 복이 없는 것일까, 자리 복이 없는 것일까. 


그나저나 푹 쉬고 싶은데... 너무 지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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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일들을 기획하고 진행하지만, 그 많은 일들 상당수가 뜻대로 안 된다. 얼마 전 읽은 컨설팅 회사의 리포트에서는 미국 기업들이 시도하는 IT 프로젝트의 70%가 실패하거나 취소된다고 적고 있다. 현재 내가 몸담은 곳은 이런 IT 프로젝트를 수주해 납품하는 형태의 비즈니스를 수행한다. 그런데 내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한 두 곳이 아니다.내가 깊숙이 관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의 수에는 한계가 있고 고객은 나에게 불만을 이야기하니, 결국 내 불만만 쌓여가고 있다. 이제는 관리자들까지도 믿지 못하게 되었으니, 이는 커뮤니케이션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알리는 표지판과도 같다. 그리고 표지판을 뚫어지게 쳐다본 지도 한 두 달이 지나고... 


커뮤니케이션의 중요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내 포지션은 고객은 논리적으로 설득하고 공감을 얻어내어야 하며, 내부 담당자들은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아야 한다. 결국 히딩크의 말대로 '축구는 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입으로 하'듯,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하는 것은 '진실된 커뮤니케이션'이다. 그리고 커뮤케이션 손실을 막기 위해 객관적인 단어로 작성된 문서로 이를 지지해야 한다.


막상 이 쪽으로 들어와보니, 이렇게 진행하는 게 내 뜻대로 쉽지 않다. (실은 모든 프로젝트가 다 그렇겠지만) 그리고 프로젝트 한 두 개가 실패하게 된다. 외주의 입장에서는 실패는 사업 손실로 이어지기 때문에, 실패 대신 완벽하지 않은 형태의 납품이 이루어지고 고객의 입장에서는 만족스럽지 않은 마무리가 된다.


프로젝트야 이렇게 마무리되지만, 경영은 다르다. 잘못되면, 회사가 문을 닫아야 하고 사람을 잃기도 하고 신뢰를 뜻하지 않게 상실하기도 한다. 그렇게 실패의 경험들을 쌓았고 어느 정도 경험을 쌓았다고 자신을 하는 나지만, 다른 이들의 무딘 면을 보면 꽤 실망스럽다. 



Rainy Mid-Night Snack
Rainy Mid-Night Snack by MSVG 저작자 표시



반성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먼저 부정적 반성이 있다. 밥 먹듯이 하는 실패 앞에서 분석을 시도한다. 그리고 왜 실패하게 되었는가를 분석하고, 그것은 애초부터 실패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어떤 역량의 부족이거나 상황의 변화 등으로 기인되는 실패는 동일한 것에 대한 도전으로 이어지지 않고 회피로 변질된다. 굳이 시도하지 않아도 되는 어떤 케이스가 하나 생긴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는 이유는 상황을 처리하는 태도에 기인한다. 직원 20명도 안 되는 조직의 대표에게 모든 직원 한 명과 점심 식사를 해보라고 조언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아마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한 이와 단 둘이 점심 먹는 게 힘들어서, 그리고 세상 물정 모르는 이의 푸념, 대단치 않은 요구, 깊이 없는 지적을 듣기 싫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결국 내가 모든 사람들을 만났고 짧은 순간이긴 하지만, 갈등을 봉합하는 정도로 마무리되었지만, 사소한 것이라도 이야기하여 공유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느꼈다. 그리고 거짓된 태도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도... 


부정적 반성이 있다면 긍정적 반성이 있다. 앞과 똑같이 밥 먹듯이 하는 실패 앞에서 분석을 시도한다. 하지만 분석의 태도부터 다르다. 다음에는 성공하기 위해서 분석하는 것이고 동일한 상황이 다시 놓일 수 있음을 가정한다. 애초에 실패란 없다고 가정하기 때문에, 무모하고 터무니없이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실패 앞에서 주눅들지 않고 실패했기 때문에 다음엔 더 큰 보폭으로 움직일 수 있게 된다. 실패 이후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주도면밀한 계획이 나오고 이대로 실천하기 위한 노력이 뒤이어진다. 


나를 지탱하던 것은 긍정적 반성이었다. 하지만 부정적 반성을 하는 이들 사이에서 긍정적 반성을 하기란 쉽지 않음을 새삼 느끼고 있다. 결국 적극적인 태도 변화와 실천이 키포인트다. 


사람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면, 다 아는 이야기인 양 듣는다. 하지만 다 아는 이야기인데도, 어떤 이는 실패 끝에 성공을 부르고, 어떤 이는 거듭된 실패만 반복하는 건 무슨 까닭일까. 움직여야 한다. 이 글도 어쩌면 나에게 움직임을 촉구하기 위해서 씌여진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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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회의를 끝내고 내 스타일, 즉 상대방의 말을 귀담아 듣고 난 다음 판단하려는 이들은 단단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을, 5월의, 낯선 여름 같은 대기 속에 느꼈다, 강남 차병원 사거리에서 교보생명 사거리로 걸어가면서. 


하루 종일 전화 통화를 했고 읍소를 했다. 상대방이 잘못하지 않은 상황에서, 강압적으로 대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어떤 일은 급하게 처리되어야만 하고, 내가 하지 못하는 일이니, 읍소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다수의 외주사를 끼고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내가.


5시 반, 외주 업체 담당자, '내가 IT 개발자 출신인가'하고 묻는다. 차라리 '작업하는가'라는 물음이 나에게 더 어울린다고 여기는 터인데. (* 여기에서 '작업'이란 '예술 창작'을 의미함)


그리고 오늘 '멘탈붕괴'라는 책이 번역되어, 인터넷서점 메인에 걸린 모양이다. 


아버지께서 '갑상선암'으로 내일 수술을 하시고, 아이는 걸렸던 감기에서 어느 정도 회복된 것같다고 한다. 현재 몸담고 있는 프로젝트는 갖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새로운 이슈들을 발굴해내고 있다.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해결해야 될 과제들을 찾아내는 프로젝트가 되고  있다. (변명 같긴 하지만, 다른 이들을 중간에 그만둔 것을 수습하러 들어간 프로젝트이니, 상황이 나쁜 건 애초에 짐작했다.)


그리고 오래 전에 적은 메모를 읽는다. 이런 날, 혼자 앉아 아비정전을 보며 여러 병의 맥주를 마시면 참 좋을 것이다. 젊음은 지지 않는 태양이며, 우리 마음 한 켠의 쓸쓸함은 사라지지 않는다. 결국 태양은 너무 뜨거워 우리는 결코 소유할 수 없는 것이고 쓸쓸함은 끝내 떨쳐낼 수 없으니, ... 어찌해야 되는 것일까. 











2004년 5월 7일 - 낡은, 낡은, 너무나도 낡은 



날이 견디기 힘들 정도로 더워지면 누가 말을 하지 않았는데도 하늘에서 비가 떨어졌다. 24살 여름, 견디기 힘든 무료함을 오래된 비디오로 견디고 있었다. 새벽 세시, 네시가 되도록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비디오샵에서 나오지 않고 영화를 봤다. 그 때 날 매혹시켰던 이름들, 아비정전, 레올로, 비포더레인, 희생, 아이다호, 천국보다낯선, 현기증... ... 그 때만 해도 내겐 꿈이 있었다.

 

그 시절, 그 꿈은 너무 견고해서 깨지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그 때 날 아프게 하던 여자들이 있었다. 그리고 눈(雪)에 취해, 술에 취해, 내게 마지막 목소리를 들려주고는 떠나갔다. 그녀들이 떠나가고 난 다음 난 아프지 않았다. 그 땐 아무렇지 않았는데, 가끔 생각나면 서글픈 생각이 앞을 가린다.

 

사연 많은 여자들이었고 그 사연에 못 이겨 사연과 함께 거리 속에 묻혀가는 여자들이었다. 내겐 그녀들에게 내밀 손이 없었고 내 얼굴은 착하게 생긴(실제로는 음흉하고 어두운) 가면으로 씌어져 있었다.

 

그 때 아비정전을 봤다. 몇 번을 봤는지 모르겠다. 유덕화의 모습을 떠올린다. 그리고 이미 죽어버린 장국영도. 비가 많이 오는 영화였고 무더운 영화였고 이미 지쳐버린 젊음들이 나오는 영화였다. 내가 젊었을 때, 나에겐 이미 젊음이 없었다.

 







"I finally arrived at my mother's house, but she didn't want to see me. The maids told me she no longer lived there.

As I was leaving, I could feel a pair of eyes watching me from behind,

but I was determined not to turn around. I just wanted to find out what she? looked like. Since she wouldn't give me that chance, I wouldn't give it to her ei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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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하늘 위에서 오전 내내 고객사에서 회의를 했다.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에서 걸어나와 버스를 타고 명동으로 ... 가는 내내, 산타나를 다운로드하여 들었다. 좋았다. 추억의 밴드가 되어버린 산타나였다. 맥주와 데킬라 생각이 자연스럽게 버스를 물들였다. 행인들의 얼굴로 레몬이 흘러갔다. 레몬이 담긴 코로나 병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렇게 산타나를 들었다. 

 



회의를 끝내고 사무실로 오는 동안, IT Governance, IT Outsourcing, Service Strategy, SNS Marketing, Social Commerce 등 갖가지 단어들이 머리를 혼란스럽게 했다. 하늘은 높고 푸르렀다. 활짝 개인 봄 하늘이다.  



오늘, 암스테르담 스키풀 공항은 어떤 모습일까. 며칠 전 예전에 찍었던 사진들을 뒤적이다 스키풀 공항을 떠올렸다.

하루하루가 정신없이 흘러가는 봄, 문득 내 자신이 그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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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RFI와 RFP에 대한 글을 올렸다.( 2011/03/18 - [Business Thinking/전략경영] - RFI와 RFP )
그런데 많은 이들이 이 둘에 대해 궁금해 한다는 사실을 유입 검색어 목록을 통해 알게 되었고, 너무 대충 적은 탓에 그 글에 대한 부끄러움이 들었다. 그래서 좀 더 자세한 글을 올려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 글을 이제서야 써서 올린다.

1. RFI/RFP의 필요성

모든 업무를 자신이 속한 부서나 회사 내에서 처리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 회사에서는 ‘아웃소싱’, 즉 외주를 하고 있다. 실은 이 외주도 만만치 않은 작업 중의 하나다. 외주 업체를 고르기도 어렵고 막상 외주 업체에게 일을 시켰는데, 결과물이 신통찮을 경우에는 난감하기 이루 말할 수 없다. 심지어 담당자가 시말서를 쓰기도 하고 타 부서로 쫓겨날 수도 있는 것이 바로 이 외주다.

외주 업체에 근무했던 이라면, 자주 갑의 횡포와 억지를 경험했을 것이다. 더구나 제대로 된 정보도, 업무 지원이나 협조도 해주지 않으면서 요구만 하는 갑의 담당자를 만날 때의 절망스러움이란!!

이런 갑의 담당자가 되지 않기 위해, 이런 갑을 만나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이 RFI와 PRF다.

2. RFI/RFP의 뜻

RFI란 Request for Information의 약자이고, RFP는 Request for Proposal의 약자이다. 이외 RFQ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RFQ란 Request for Quotation으로 견적서로 이해할 수 있다. 국내의 경우, RFP 때 RFQ도 같이 요청된다.

3. RFI의 효과

최근 들어 RFI를 요구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담당자 입장에서는 굳이 RFI까지 작성하여 외주 업체들에게 요구할 필요성이 있을까 싶지만, 문제는 담당자가 해당 업무(프로젝트)에 대해 잘 알지 못할 경우다. 아무리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유망한 외주 업체들에 대해 알아보고 해당 부문에 대해 공부를 한다고 하더라도 전문 식견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또한 그 분야가 매우 빠르게 트렌드가 바뀌는 첨단 기술 분야라면 외주 업체를 정하는 건 완전 운이 되어버린다.

그러므로 이런 분야의 업무나 프로젝트를 할 경우에는 체계적인 사전 조사는 필수다. 최신 트렌드가 어떻게 되며, 해당 분야에 어떤 업체들이 있으며 어떤 사람이 전문가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 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RFI다. RFI는 공식적인 경로로 비교 가능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특히 해당 분야에 어떤 업체들이 존재하며 이들 간의 경쟁이 어떻게 이루지는 파악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국내에서 RFI라고 하면, 인적 네트워크 등을 통해 외주 업체를 미리 만나 회사 소개나 제품/서비스 소개를 받는 것에 해당되겠지만, 이는 비공식적인 절차이므로 유무형의 압력에 노출되기 쉽다. 따라서 미리 업체들에게 RFI를 보내, 진행하고자 하는 업무(프로젝트)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RFI에는 많은 요구사항을 담지 않는다. RFI에서는 추진하고자 하는 업무(프로젝트)에 대한 간단한 개요/목적/예상 기간 정도를 표시하고, 이에 맞추어 외주 업체에 대한 정보, 제품/서비스에 대한 정보, 간단한 시장 동향, 주요 경쟁사 정보를 요청할 수 있다. 그리고 RFI에 대한 회신으로 20페이지 이내의 워드 문서로 받는 것이 좋다.

4. RFP의 단계

RFI 단계를 지난 다음에는 RFP로 넘어간다. RFI를 통해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실제 해당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정보들을 요청해야 한다. RFP 단계에 참여하는 외주 업체는 모두 해당 업무나 프로젝트를 수행할 가능성이 있는 업체이므로, 최대한 자세하고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RFP를 작성하여 요청해야 한다.

RFP가 구체적일수록, 제안서의 품질인 높아지고 예산에 대한 이견도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의 의견 충돌이나 갈등을 미연에 막을 수 있다.

RFP에는 해당 업무(프로젝트)에 대한 자세한 정보, 추진 일정, 예산, 그리고 제안서의 목차, 제안 평가 기준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 RFP 작성부터 해당 외주 업무(프로젝트)의 성공 여부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RFI를 하는 이유도 실은 RFP를 제대로 작성하기 위해서이다.

5. 성공적인 외주 진행을 위한 단계별 접근

RFI > RFP > RFQ로 이어지는 외주 업체 선정의 단계별 접근은 그만큼 외주 업체를 통한 업무 진행이 까다롭고 어렵다는 것의 반증일 것이다. 제대로 한다면 외주는 비용을 줄이고 전문적인 업무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내부 자산으로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이지만,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에는 비용을 날리고 업계에서 평판 안 좋아지고 사람까지 잃게 될 지도 모른다.

그리고 제대로 된 RFI, RFP는 외주 업체에게 제대로 된 준비를 할 수 있게 해준다. 단 객관적인 평가 기준을 통해 평가해야만 RFI, RFP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RFI와 RFP를 따라 열심히 준비한 외주 업체들을 평가할 때 객관적인 기준을 따른 평가, 그리고 이를 통한 계약이 이루지지 않을 경우에는 단기적으로는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이렇게 적고 있긴 하지만, 나 또한 성실하게 준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제안 입찰에서 떨어진 경험이 있는 탓에, RFI, RFP가 요식 행사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 무언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된다)

6.  RFI 및 RFP의 구성 목차 


RFI는 간단하게 작성할 수 있도록 제시되어야 함.

 - RFI 의 목적 : RFI를 수행하는 이유에 대해 기술
 - RFI 의 프로젝트 개요: 도입하고자 하는 솔루션 / 프로젝트 간단한 개요.  
 - RFI 의 범위 : RFI에 대한 답변이 충족시켜야 하는 범위에 대해 구체적으로 표현. 이 때 단어나 용어에 대한 설명도 포함시키면 좋음. 
 - RFI 배경 : 발주처(회사) 소개
 - Information 문서 구성 사항: 구성 정보, 제출처 및 일정, 페이지 수(A4 5장 - 10장 이내) 등 명시


하지만 RFP의 경우에는 실제 솔루션이나 프로젝트 도입의 결정을 다루기 때문에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기술되어야 한다.


- 목적: 도입/구축하고자 하는 솔루션/프로젝트의 목적 명시
- 예상 기대효과: 도입/구축하고자 하는 솔루션/프로젝트를 통한 기대 효과를 명시함.
- 솔루션/프로젝트의 구성 요소 명시: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나와야 함.
- 도입 기술의 준수 사항 명시 : 개발 기술/언어, 디자인 요소, 기획적 요소 등을 포함.
- 개발 방법론 / 프로젝트 방법론 요청
- 제안서 목차(포함되어야 할 내용 요소)
- 제안서 평가 기준 및 요소
- 발주처 소개
- 일정



최종 업데이트 : 2011-08-29.

Comment +8

  • 아가씨 2013.01.30 23:43 신고

    좋은 정보 글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안녕하세요. 유용한 자료에 감사 드립니다. 출처와 함께 퍼가도 될까요?

  • 독자 2017.11.25 18:56 신고

    안녕하세요. 하련님 기획쪽으로 취준중인 학생입니다.
    RFP를 읽다보니 궁금한 점이 생겼습니다.
    그럼 RFP는 외주를 맡기려는 업체가 만드는건가요 아니면 외주를 하려는 업체가 만드는건가요?
    외주를 맡기려는 쪽 , 외주를 하려는 쪽 양쪽 회사에서 만드는 것 같은데 맞을까요?

    1. 회사에서 외주를 맡기려는데 객관화된 다른 회사의 정보가 필요하여 RFP를 제공한다. (여기서 RFP 제공이란 우리 회사의 니즈와 예산 정도인가요?)
    2. 제공된 RFP를 보고 외주쪽에선 우리 솔루션은 이런 것들이 있고 예산은 어느 정도입니다~ 써써 회사측에 제공한다.
    3. 회사측은 RFP를 통해 갑의 담당자가 되지 않으면서 또 일 제대로 하는 회사를 만난다.

    이런 구성이 맞나요? 제가 RFP에 대한 지식이 낮아 여쭤보게 되었습니다.
    알려주시면 너무너무 감사하겠습니다!!

    ps. 그리고 좋은 글 공유해주셔서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읽으면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 일반적으로 외주를 맡기려는 곳에서 RFP를 작성하여 외주 업체에게 배포하여 제안 입찰을 받습니다. 그러나 RFP에 대한 경험이 없을 경우, 작성에 대해 어려움을 겪기도 하기 때문에 미래의 고객사를 위해 외주업체가 작성하는 경우가 왕왕 있기도 하나, 아주 예외적인 경우입니다. 프로젝트 규모가 수백억원 이상되는 경우에는 RFP 작성을 위해 별도의 컨설팅을 진행하기도 하며 해당 프로젝트 규모나 일정, 상세한 요구 사항들을 이런 컨설팅을 통해 정의내린 후 RFP를 작성하기도 합니다.

      RFP에는 대체로 요구사항들 - 우리는 A에 대해서 이렇게 저렇게 만들고 싶다 - 를 기술하여 외주사에서는 "우리는 A에서 대해서 이렇게는 XX하게, 저렇게는 XX하게 만들 수 있어요. 심지어 B도 만들 수 있습니다."라는 식으로 제안서를 제출하게 됩니다. 복수의 제안서를 검토한 후, 요구사항들을 얼마나 잘 구현할 수 있을 지, 해당 요구사항을 구현하는 데 일정이나 금액이 타당한지, 해당 업체는 신뢰성이 있고 투입되는 사람들은 괜찮은지 등을 검토하여 결정하게 됩니다.

      간단히 말해서 A를 만들고 싶으니, A를 제대로 할 수 있는 회사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RFP를 배포하는 것이지요. ~

  • 독자 2017.11.30 20:59 신고

    안녕하세요 ㅠ_ㅠ 위에 비밀 덧글쓴 취준생입니다.
    제가 덧글을 보려고 하는데 안보여서 알아보니까 비밀덧글을 쓰면 상대방이 안보인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풀었습니다. 혹시 답변 하신 것 풀어주시면 안될까요?
    여러모로 감사합니다 ㅠ_ㅠ




질서없이 밀려드는 업무

회사 내에서 자주 부딪히는 것이 일을 만드는 사람과 일을 수습하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것이다. 일을 만든 사람이 그 일을 수습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하지만, 이는 단순하지 않다. 하나의 일에는 다양한 업무 능력이 필요하다. 더구나 한 사람이 다양한 업무 능력을 모두 가지기 어렵고, 특히 대내외적으로 중요한 일은 여러 사람, 여러 부서의 협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내가 몸 담고 있는 조직에서도 이런 일들은 곧잘 일어난다. 스스로 업무가 많아 시달리지만, 구성원들의 업무량까지도 내가 고려하고 조정해야 될 입장이다 보니, 내 일뿐만 아니라 다른 업무까지 나에게 몰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여기에는 내 조급증도 한 몫 할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맡기면 되지만, 이 경우 경험이 부족하거나 이해도가 떨어지는 경우,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그냥 내가 해버리고 말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것 그다지 좋은 태도가 아님을 인식하고 고치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내가 맡을 경우에는 상관없다고 생각했지만, 이런 식으로 두서업이 많은 업무를 예고 없이 맡는 것에 대해 많은 이들, 특히 경험이 많지 않을 경우에는 매우 부담스러워하고 힘들어 한다는 것이다. 


World’s Messiest Office Cubicle Discovered in Colorado
World’s Messiest Office Cubicle Discovered in Colorado by Jeffrey Beall 저작자 표시변경 금지
(이런 상황이 계속 되면 책상 위가 이렇게 변하는 것은 시간 문제일지도 모른다.)



이리저리 뒤섞인 업무들을 가지런하게 정리할 수 없을까 하는 고민이 바로 PM의 고민이자, 관리자의 고민이다. Gantt Chart는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주기 위해서 등장한 툴이지만, 설마 이것이 우리 부서에도 적용되어야 할까 싶었는데, 오늘 정리해서 보니, 몇몇 사람에게 일이 몰리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업무 관리를 위한 또다른 업무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별도의 다른 관리 업무를 해야 한다. 즉 업무를 잘 하기 위해 새로운 업무 하나를 추가하는 셈. 

결국 구성원 모두가 전체 그림을 보고 있어야 하고 공유/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이를 위해 많은 회사에서 그룹웨어를 사용하지만, 이는 단순하게 업무 진행 수준을 보고하는 것에서 그칠 뿐이다.


Open Source로 만들어진 Gantt Program를 이용하려고 했으나, 이 경우 모든 구성원이 이 프로그램을 깔아서 사용해야 된다는 불편함이 있었다. 결국 Excel를 이용하기로 하고, 이를 찾아보았다. 

http://www.hyperthot.com/pm_excel_gantt.htm 

위 사이트에 가면 Gantt Chart를 Excel 파일로 받을 수 있다. 예산과 시간까지 자동으로 계산되도록 수식이 적용되어 있다. 아래와 같은 파일이다.
 




위 파일에는 샘플 데이타가 미리 입력되어 있다. 엑셀 함수가 적용되어 있으므로, 복사와 잘라넣기만으로도 충분히 업무 관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일정, 예산, 리소스 등을 관리할 수 있지만, 일정과 담당자, 그리고 일의 순서만 정리해도 충분할 것이다.


하나의 업무는 우리들의 많은 작은 업무들


대부분 자기가 맡고 있는 일만 신경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자기의 일'만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자기의 일은 분명 누군가의 일과 연결되어 있고,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거나 자기의 일로 인해 누군가의 일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정신없이 바쁘고 많은 업무'라는 표현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정신없이 바쁘고 많은 업무' 환경을 애초부터 만들면 안 되는 것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보니, 정신없이 바쁘고 많은 업무 환경에 놓여져 있는 자신을 보게 되고 보이지 않는 스트레스로 자신을 죽이게 되는 것이다.

아마 대부분의 직장인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일이 없는 것도 문제지만, 일이 많은 것도 문제다.


A really really bad day
A really really bad day by TheeErin 저작자 표시동일조건 변경허락
(이렇게 변하지 않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포스팅의 제목이 '정신없이 바쁘고 많은 업무에 스스로 죽지 않기 위한 방법'이라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이지만, 그렇게 하기 위한 방법은 위에서 제시한 것처럼 Gantt Chart와 같은 Project Management를 도입해야 된다는 것이다. 

하나의 업무를 다수의 action item으로 쪼개고 이와 관계된 업무나 사람을 정의하는 것. 이렇게 하다 보면 많은 업무들을 관리할 수 있게 되고 필요 없는 업무나 우선 순위가 낮은 업무는 과감하게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될 것이다. 

또한 Project Management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구성원들과의 잦은 대화가 필요하게 되며, 이를 통해 해당 업무 진행에 있어서의 이슈 사항이나 고민 사항이 공유하게 될 수 있지 않을까. 

먼저 내가 있는 부서부터 적용해보기로 했다. 적용해보고 적용 결과는 다시 포스팅해볼 생각이다. 



[예전에 올렸던 Projet Management에 대한 글] 

2010/04/06 프로젝트 관리, 간단하고 단순하게 접근하라. http://intempus.tistory.com/1196
2009/05/21 프로젝트 관리 Project Management  http://intempus.tistory.com/1102
2009/01/21 시간 관리와 업무 관리 http://intempus.tistory.com/996 
 



Comment +4

  • 제게 조언을 해주신 분도 시간 안배와 관리에 대해서 말씀하셨는데
    그게 익숙해 질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글 잘 보고 가요~ ^^

    • 업무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나만의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적용해보아야 합니다. 업무를 잘 하기 위한 능력도 필요하지만요. 몇 년만에 뚝딱 되는 건 아니니, 너무 조급해하지만 않으면 될 것같아요. 댓글 감사합니다~!

  • ((( 사귀게 된 와 함께 이슬람 )))

    http://alislam-kr.blogspot.com/

    Allah, CREATED THE UNIVERSE FROM NOTHING

    http://allah-created-the-universe.blogspot.com/

    THE COLLAPSE OF THE THEORY OF EVOLUTION IN 20 QUESTIONS

    http://newaninvitationtothetruth.blogspot.com/

    ((( Acquainted With Islam )))

    http://aslam-ahmd.blogspot.com/

    http://acquaintedwithislam.maktoobblog.com/

    O Jesus, son of Mary! Is thy Lord able to send down for us a table spread with food from heaven?

    http://jesussonofmary1432.blogspot.com/

    http://www.islamhouse.com/

PM을 위한 프로젝트 실전 로드맵 - 10점
마이클 J. 커닝엄 지음, 박영민 옮김/쌤앤파커스



PM을 위한 프로젝트 실전 로드맵

마이클 J. 커니엄(지음), 박영민(옮김), 쌤앤파커스

 

 

그 동안 많은 프로젝트를 해왔다. 그리고 성공한 프로젝트도 있었지만, 실패한 프로젝트도 있었다. 확실하게 나에게 도움을 준 프로젝트는 최선을 다해 실패한 프로젝트였다. 그리고 같은 실패를 하지 않으리라고 했지만, 잘 되었는지 모르겠다.

 

그러던 와중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프로젝트 매니지먼트의 핵심은 사람이다. 저자는 프로젝트의 5요소로 아래를 들고 있지만,

 

프로젝트 5요소

예산: 사용 가능한 돈

자원: 업무 수행에 필요한 도구와 물질

인력: 성과 도출을 도와줄 사람

시간: 업무 완성에 걸리는 시간

가이드라인: 프로젝트를 통해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지켜야 할 규칙 및 원칙


 

 

예산을 집행하고 자원을 배분하며 시간과 가이드라인을 지키는 것은 모두 사람이기 때문이다.

 

책은 프로젝트의 전반적인 것에 대해 하나하나 체계적으로 설명하며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관리를 위해 필요한 것들에 대해 쉽게 이야기해주고 있다프로젝트 관리에 관심 있는 이들 뿐만 아니라, 회사를 다니거나 사업을 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참고할 만한 다른 포스팅]

프로젝트 관리 Project Management http://intempus.tistory.com/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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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플래닝 - 10점
유정식 지음/지형(이루)



꽤 오래 전 일이긴 하지만, 몇 년 동안 비즈니스 컨설팅 업무를 맡아, 고객사의 문제들을 해결하던 시절이 있었다. 문학 전공자였지만, 벤처에서의 경험, 빠른 업무 습득 속도와 이해, 잡다한 지식 등을 높게 평가받아 근무하게 된 직장이었다. 하지만 높게 평가받았다는 요소들은 바로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한 5개월 정도는 맨땅에 헤딩하고 있었다. 2000년대 초반이었는데, 이 때도 시나리오 플래닝을 알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시나리오 경영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삼성의 극적인 방향 전환이 한 일본인의 '삼성이 망하는 시나리오'로 시작되었다는 이야기가 떠돌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내가 알던 시나리오 플래닝은 빙산의 일각이거나, 잘못된 생각에 기반해 있었다. 알고 있는 사실도 다시 검증해야 된다는 걸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었다.

경영이란 난생 처음 당도한 해안가로 와서,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육지 인근의 바다에서, 수면 밑바닥에 숨은 암초와 고기떼를 찾아가는 과정과 비슷하다. 그런데 이러한 불확실성(uncertainty)는 더 커지고 있다. 실은 세계화가 지속적으로 진전되고, 사회가 복잡해지고 정보기술이 발달할 수록 불확실성은 자연스럽게 증가할 수 밖에 없다. '왜 이렇게 불확실성이 늘어나는거야' 라고 투덜댈 문제가 아니라는 거다.

이 책은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기업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에 대해 합리적인 대답을 전달하고 있다. 나는 그동안 시나리오 플래닝이 미래에 대한 적절한 예측과 그것에 대한 대응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저자는 예측과 시나리오를 구분하면서 미래란 예측이 불가능한다고 단언한다. 불확실성을 그대로 인정하고 복수의 미래 스토리를 그리면서 미래를 대비하는 기업의 자세를 강조한다.

그리고 시나리오 플래닝의 절차는 7개로 나눈다.


Phase 1. 무엇을 의사결정할 것인가? - 핵심이슈 선정
Phase 2. 무엇을 알아야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가? - 의사결정요소 도출
Phase 3. 변화동인은 어떠하며, 핵심이 되는 것은 무엇인가? - 변화동인 규명
Phase 4. 의미 있는 시나리오는 무엇인가? - 시나리오 도출
Phase 5.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 서술할 수 있는가? - 시나리오 쓰기
Phase 6. 미래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 대응전략 수립
Phase 7. 어떤 시나리오가 현실화될까? - 모니터링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기업 내에서 시나리오 플래닝 팀을 구축해 실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을 정도로 상세하고 꼼꼼한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도리어 제대로 시나리오 플래닝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그리고 그것이 매우 길고 어렵고 논쟁적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을 시나리오 플래닝의 각 단계를 설명할 때마다 하나하나 예시하고 있다. 아마 제대로 읽는다면, 이렇게 어려운 걸 왜 해 라고 반문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반드시 읽어보아야 할 책이다. 우리는 종종 방법론의 노예가 된다. 마치 어떤 추론의 과정이 마법의 지팡이라도 되는 듯 생각하고 행동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은 그 방법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 책을 읽는다고 시나리오 플래닝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도리어 미래를 읽는 힘을 키우기 위해 어떤 잡지들을 봐야하는지까지 나와 있는 책이다. 어떤 정보들을 모아 어떻게 구조화시켜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책이다. 즉 이 책은 방법론에 대한 책이지, 이 방법론을 습득하는 것과 실제 시나리오 플래닝하는 것과는 별개다.

시나리오 플래닝의 과정은 방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며, 이를 적절하게 평가하고 이를 시나리오 플래닝 방법론 대로 구조화시키고 시나리오로 만들어내고 다시 모니터링하는, 방대하고 길고 긴 과정이다. 

책을 읽으면서, 책 참 꼼꼼하게 잘 썼다 라는 느낌을 받았다. 대부분의 비즈니스 관련 서적들이 다소 듬성듬성하고 논리적인 척하지만, 실은 사례 한 개 정도 제시하고는 넘어가는 느낌이라면, 이 책의 저자 유성식은 하나하나 실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을 정도로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기업 내의 전략 담당자라면, 굳이 이 책을 읽지 않더라도 한 권 사서 보관해두기 바란다. 언제 어떻게 사용하게 될 지 모를 책들 중의 한 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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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장점이 오히려 일반 독자들에게는 독이 되는 행동이 아니었나싶습니다.
    독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약이 될 수 있으니 아무래도 저에겐 독이 아니었나싶네요.
    시나리오 플래닝이라는 다소 생소한 이야기를 가지고 보이지 않는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방법론으로 인식한 저자의 이야기는 너무 어렵기에 역시
    책의 난해함을 더 올려주지 않을까 하네요.
    리뷰 잘봤습니다.^^

    • Ernestito님의 리뷰 잘 보았습니다. 백 번 공감합니다. ^^. 실은 그냥 읽기엔 딱딱하고 재미없으며, 실제 시나리오 플래닝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않는다면 큰 도움을 받긴 어려운 책일 것입니다. 좀 어렵고 딱딱한 매뉴얼 북이라는 느낌이 강한데, 전 그 점이 무척 좋았거든요. 두리뭉실한 경영 관련 책들만 읽어왔던 터라.. : )


일(프로젝트)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을 수 있다. 어떻게든 해주면 무조건 감사를 받을 수 있는 일, 노력하는 것 이상으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일, 딱 노력한 만큼만 대가를 받는 일, 노력해도 본전치기이거나 도리어 욕먹을 일 등등. 하지만 우리는 이것을 구분할 능력도, 구분할 생각도 없이 일을 하고 있다. 그래서 몸은 늘 피곤하고 마음은 항상 가난한 것인가.

어제는 종일 두통에 시달렸고, 을씨년스럽게 내리는 비 탓인지, 매우 우울하고 기운 빠지거나 기분만 상하던 날이라, 양재동 갤러리를 잠시 들른 후, 곧장 신촌으로 가 맥주 3병을 마셨다. 급하게 마신 탓인지 취기가 금세 올라, 카페에 들어간 지 한 시간 남짓 흐른 후 일어나 집으로 왔다.

그리고
자정이 되기 전 잠자리에 들었으며, 오전 6시에 잠자리에 일어났다. 진하게 내린 커피 한 잔을 만들어 마시며, 아주 오래 전 사연을 지닌 쇼팽의 녹턴을 듣고 있다. 그 사이 새벽의 어둠은 사라지고 지친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아침이 왔다. 잠시 티브이를 틀어 뉴스를 보았으나, 사건 사고로만 가득한 세상과 아무런 희망을 주지 못하는 정부와 정치 뉴스뿐이었다. 내 삶이 다소 건조해지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약간, 혹은 매우 슬퍼졌다.

북마크가 된 어느 일본 갤러리에 들렸더니, 베를린에서 귄터 워커(Gunther Uecker) 전시를 내년 초까지 하였다. 올해 만났던 작가들 중에서 나를 가장 슬프게 만들었던 작가였다. 그의 캔버스 위에 촘촘히 박힌 못은, (그의 생각이 어떤 것이었던 간에) 마치 내 가슴을 파고 드는 듯, 아팠다.

 
 
Gunther Uecker
Grosser Wald (Large Forest)
1988/1991
seven parts, wood and nailsheight
110-170 x diameter 80 cm
이미지 출처: http://www.akiraikedagallery.com/berlin.htm 


다행이다. 지치고 아프더라도 사람은 늘 제 자리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거친 세상의 방황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몇 통의 메일을 보내고 운동을 하고 종일 집에 있을 생각이다. 상처입지 않기 위해 무수한 노력과 주의를 기울이지만, 놀랍게도 상처 입는 건 나 혼자 뿐이더라.

요즘 글 한 편 쓰고 있는데, '눈 속에 갇힌 남자 이야기'다. 그런데 이 남자 이야기를 쓰지 못하고 이 남자 생각만 하면 안타깝고 화 나고 아플 뿐이다. 그래서 내가 픽션을 쓰지 못하는 것이리라.




Yundi Li plays Chopin Nocturne Op. 9 No.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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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세속을 노래한 시인, 에리히 아우어바흐

단테 - 세속을 노래한 시인 에리히 아우어바흐(Erich Auerbach) 지음, 이종인 옮김, 연암서가 좋은 책이다. 간결한 문장으로 핵심을 찌른다. 이종인 선생의 번역도 .....

우리는 모두 식인종이다,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우리는 모두 식인종이다 클로드 레비-스트로스Claude Le'vi-Strauss(지음), 강주헌(옮김), 아르테, 2015 누구나 자신의 관습에 속하지 않은 것을 야만적인 것.....

요즘 근황과 스트라다 로스터스 STRADA ROASTERS

안경을 바꿔야 할 시기가 지났다. 나를, 우리를 번거롭게 하는 모든 것들은 우리의 예상보다 빨리 도착해 신경쓰이게 한다. 글자가 흐릿해지는 만큼 새 책이 쌓이고 잠이 줄어드는 .....

반듯이 누워

반듯이 누워 밑에서 올라오는 열기와 얇게 흔들리는 콘크리트 건물의 건조함에 묻혀 아주 짧게 내 삶을 되새기며 슬퍼한다. 이름 모를 바람이 들어와 잠시 내 몸 위에 살짝 앉았다.....

촘스키, 끝없는 도전, 로버트 바스키

촘스키, 끝없는 도전 로버트 바스키(지음), 장영준(옮김), 그린비 노엄 촘스키를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지만, 그의 언어학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할 것이다. 대체로 우리에게 .....

헤밍웨이의 말, 헤밍웨이

헤밍웨이의 말 헤밍웨이(지음), 권진아(옮김), 마음산책 헤밍웨이가 너무 유명했던 탓에, 내가 그를 읽은 건 고등학생 때였다. 이것이 세계문학전집의 폐해다. 헤밍웨이의 소설들.....

지식인의 표상, 에드워드 사이드
지식인의 표상, 에드워드 사이드
유현경, <은주>
비 오는 날
데이비드 밴 David Vann 인터뷰 중에서 (Axt 2017. 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