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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문고에서 구입한 소더비 카타로그

고향집(* 창원)에 내려가기 위해 고속버스 승차권을 한 장 사고는 습관처럼 영풍문고를 들렸다. 요즘 내가 찾는 책은 크리스토퍼 래쉬의 (문학과 지성사)이지만, 구하지 못하고 있다. 오래 전에 절판되었다고 한다. 책 제목 자체가 꽤 흥미로워, 헌책방에서도 구하기가 어려운 책이다. 영풍문고를 어슬렁거리다가 외서 코너에서 소더비나 크리스티의 경매 카타로그를 판매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두 권을 구입했다. 서울 옥션에서는 이런 책자를 만들어 배포하는지 알지 못하지만, 보통의 화집보다 인쇄나 편집, 대부분의 면에서 뛰어난 책자였다. 홍대 앞에 헌책방에서 소더비 카타로그를 본 적이 있었지만, 얇은 책에 별 내용 없는 듯해서 무심코 지나쳤는데, 영풍문고에서 판매하는 책들은 두껍기도 하거니와 화집과 같은 구성이..

잭 웰치-끝없는 도전과 용기, 잭 웰치

잭 웰치-끝없는 도전과 용기 잭 웰치 지음, 청림출판 이 글을 쓰기 전 YES24.com에 들려 그 곳에 올라온 독자 리뷰를 읽었다. 그리고 별점을 낮게 준 독자의 리뷰 몇 편을 읽었는데, 기업에 대한 이해가 낮거나 기업, 또는 자본주의에 대한 혐오를 가지고 있었다. 대학 시절, 자본주의가 어떠니, 사회가 어떠니 해대다가 졸업과 동시에 자본주의 사회에 충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혐오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아무리 철없고 어리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순간, 그렇게 강요한 사람들은 그들이 죽을 때까지 그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잭 웰치의 자랑도,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칭송도, 거만하고 안하무인인 다국적 기업의 변명도 아니다. 운 좋게 거대 기업의 CEO가 된 한..

랭보의 '삶'

먼지 묻은 시집 두 권을 꺼낸다. 이준오의 (책세상)과 김현의 (민음사). 두 권 다 언제 읽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로 오래된 책이다. 이준오의 은 고등학교 때 샀던 걸로 기억한다. 한글로 말하자면 김현의 번역이 낫다. 그래서 오역의 비난을 받는 걸까. 랭보의 세계는 너무 심하게 오염된 세계다. 세속의 고귀한 것들에, 그의 영혼에, 버림받은 사랑에, 타인의 경멸과 증오에, 그리고 어둠의 미래를 가진 청춘에. 하지만 랭보는 그 속에서도 꼿꼿하게 서서 노래를 부른다. 그래서 그의 시 세계를 '견자의 시세계'라고 하는 것일까. 그리고 보면, 어른같은 어린 랭보와 어린이같은 늙은 베를렌느는 꽤나 어울리는 한 쌍이었다. 오랫만에 랭보의 시를 읽는다. 나이 스물 한 살 땐 나이 서른 쯤 되면 불어로 그냥 바로..

하이테크 산업 경영, 마르코 아이언시티

하이테크 산업 경영 - 마르코 아이언시티 외 지음, 현대경제연구원 옮김/21세기북스(북이십일) 하이테크 산업 경영 Managing High-Tech Industries 마르코 아이언시티 외 지음, 현대경제연구원 옮김, 21세기 북스, 2000년 초판. 1. 뭔가 풀리지 않을 땐, 책을 읽으라. 동시에 실력자에게 조언을 구하라. 조언을 구할 땐 늘 해답이 될 수 있는 무언가(일종의 가설)를 품고 가는 것이 좋다. 늘 결정은 자신의 몫이기 때문에. 2. 올해는 내가 주도적으로 하고 있는 분야에 대해선 전략을 세우고 임했다. 이 점에 있어서 같이 사업을 하고 있는 친구에게 미안한 감을 가지고 있다. 사업을 할 때 전략 없이 움직이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회사에서 주력으로 하고 있는 영역에 대한 나의 대처는 그리..

어제 들었던 말

3.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 군자는 사람들과 친하되 부화뇌동 하지않는다 즉 대인관계에 있어 중요의 덕을 지켜 다른사람들과 친화를 도모 하지만 소인은 부화뇌동하고 친화를 않는다. 論語 爲政篇에 나옵니다 子曰 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 자왈 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배우기만 하고 생각치 않으면 멍청해지고,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

Monsieur Hire

Patrice Leconte 감독을 한동안 좋아했다. 꽤 오래 전 이야기다. 그 땐 '열혈'까지는 아니었어도 숨겨진 영화를 찾아보았고 본 영화들마다 감상평을 정리해 두었다. 정성일의 팬까지는 아니었어도 그의 몇몇 글들은 좋아했다. 창 밖으로 한 쪽으로는 파란 하늘이 보이고 한 쪽으로는 무거운 먹구름이 몰려있는 풍경을 보면서 이르 씨를 떠올렸다. 무뚝뚝하고 웃는 법이라곤 없는 외톨이 남자. 그리고 그는 영화 마지막에 바보같은 반전을 일으키며 사랑이 무엇이고 증오가 무엇인지 가르쳐주고 아파트에서 떨어진다. 이 영화의 마지막 부분. 한 여자와 한 남자. 한 여자는 자신의 아파트에 있고 한 남자는 경찰에 쫓겨 옥상으로 올라갔다가 아파트 아래 떨어지면서 서로 눈빛이 마주친다. 이 순간. 잊혀지지 않는 순간이다. ..

쿠쿠의 품질관리

많은 이들이 Windows 운영 체제에 대해서 많은 비판을 서슴치 않는다. 그런데 이 운영 체제가 새로 나오기 전 MS사에서는 별의별 테스트를 다한다. 테스트 직원만 몇 백명이 된다는 이야기까지 들었다. 하나의 제품이 시장에 나오기 전에 기업에서는 할 수 있는 모든 테스트를 해야만 한다. 아예 이러한 테스트만 대행해주는 업체가 있을 정도다. 가령 mp3 player의 테스트는 256메가가 기본 용량이라면 256mb 짜리 mp3 파일 하나를 저장해서 플레이해보는 식으로 진행된다. 이런 하이테크 제품일수록 이런 제품을 시험하려는 소비자가 있기 마련이고 여기에 대해 대비를 해야만 한다. 오늘 날아온 뉴스레터에 쿠쿠의 사례 연구가 있어, 한 번 옮겨본다. 품질을 위해서도 별의별 연구를 다 한다. 108가지나 되..

큰 돈을 벌어야겠다. 돈 없다는 이유로 무시받기 싫다. 딱히 무시당할 일도 없지만, 돈 없기 때문에 이런 저런 제약을 당하는 것, 그리고 내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어떤 것까지 놓치게 된 마당에, 다시 한 번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난 자살할 것이다. 하긴 자살할 인간이라면 벌써 죽었을 것이다. 네이버에 까페 하나를 운영하는데, 자신이 그것에 관심있다고 문의 쪽지를 보내더니, 내가 답장 쪽지를 보냈더니만 그냥 나가버린다. 한 마디도 없이 말이다. 거참, 싸가지 하고는. 어린 여자아이였는데. 거참. 나이가 많아질수록 여자가 싫어지고 때로 여자가 무섭고 때로 여자가 무척 그리운 건 무슨 까닭일까. 하긴 늘 외롭고 늘 그리우면서 언제나 공포와 두려움 속에 놓여져 있으니. 그런데, 이 깊은 곳까지 들어와 이 글을 ..

브랜드 자산 경영, 스코트 M.데이비스

브랜드 자산경영 - 스코트 M. 데이비스 지음, 최원식.박영미 옮김/거름 스코트 M. 데이비스(지음), 박영미, 최원식(옮김), , 거름, 2001년 초판 2쇄 ‘브랜드’라는 단어만큼 갑자기 유명해진 것도 없을 듯싶다. 브랜드 매니저가 있는 기업도 있고 브랜드 컨설턴트라는 직업도 생겼다. 하지만 제대로 브랜드를 관리하고 키워나가는 기업은 아직 드문 것 같다. 왜냐면 브랜드가 마케팅 전략의 일부라고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CI나 BI에 대해선 신경 쓰고 캐치프레이즈나 광고 전략에만 골몰한다. 얼마 전 피자 회사인 A사의 지방 체인점에서 배달된 피자에 벌레가 발견된 일이 있었다. 이 일로 그 회사의 매출이 급속도로 떨어졌으며 다른 피자 회사에게도 타격이 되었다. 그런데 이 일이 더 유명해지게 된 데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