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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로크

경험론이란 인간의 지식이 관찰과 실험을 통한 경험의 과정 속에서 점차적으로 생긴다고 주장하는 인식론적 견지를 말한다. 경험론자들은 일반적으로 제일원리, 본유관념, 그리고 이성의 구성이라는 것들에 대하여 회의적이다. 대체로 그들은 사물의 진리를 파악하는 가장 적절한 길은 그 사물의 관찰하고 만져보며 그 사물에 관한 앎에 대한 학을 믿는 것이라는 견해에 대해서 호의를 가졌다. 로크는 근대 인식론의 창시자였다. 그가 궁금하게 여겼던 것은 ‘우리들의 인식은 과연 확실한가’였다. 그리하여 그는 우선적으로 ‘인식능력을 탐구하고 인식의 성립, 타당성, 그리고 한계에 대한 명확성을 확보’하여야 된다고 믿었다. 이러한 로크 사유의 중심점에는 인간이 위치하며, 인간으로부터 기술적, 정신 발생학적(descriptiv-psy..

프란시스 베이컨

프란시스 베이컨(Francis Bacon. 1561-1626) 베이컨은 르네상스 시기의 인물이다. 그래서 그의 위치는 중세와 근대 사이에 있다. 분명 그는 현재 우리가 이야기하는 경험론 철학의 선구자이다. 하지만 그는 모든 종교적 신앙은 철학의 범위에서 제외해버렸다. ‘우리는 신에 관한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 다만 우리는 감탄하고 숭배할 뿐이다. 철학은 눈에 보이는 세계와 인생을 그 대상으로 삼는다’. ‘이 인생이라는 극장에 있어서 관람객의 자리에 앉을 수 있는 것은 오직 신과 천사 뿐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리하여 그는 ‘인간은 자연의 하인이요 해석자인 까닭에 자연의 진행을 사실에 있어서 또는 사유에 있어서 관찰하는 한계 안에서만 행위하고 이해할 수 있다. 이 한계를 넘어서서는 인간은 아무 ..

이집트

정확하게 어디에 있는 벽화인지는 모르겠다. 우연찮게 이집트 미술 하고 검색해보았더니, 이 그림이 보였다. 혹시 서양미술사 시간에 이집트 사람들이 그림을 그리는 능력이 떨어져서 저런 그림을 그렸다고 배운 적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래서 그들은 정면성의 원리로 밖에 그리지 못했다고 말이다. 그러나 그렇게 배웠다면 그건 잘못 배운 것이다. (* 정면성의 원리란 사람을 그릴 때 정면에서 보이는 대로만 그리는 데에서 따온 단어이다. 위 그림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위 그림에서 위를 보면 새 그림이 나올 것이다. 이 도판에선 자세히 보이지 않지만, 이집트 벽화에서는 사람을 그릴 땐 정면성를 지키지만, 새나 동물을 그릴 땐 지키지 않는다. 또한 사람의 지위에 따라서도 정면성이 확고하게 지켜지는 경우와 약간 느..

스팸spam들

하루에 스팸 메일만 수십통을 받는다. 국적을 따지지 않고 들어오는 스팸 메일들. 영어. 불어. 서반아어. 외국 한 번 나가본 일이 없는 나로선 국제적인 스팸 메일들을 처음 받았을 땐 반갑기까지 했다. 흑. 스팸 메일 중 가장 많이 오는 것이 성인 스팸 메일이다. 회사 다닐 땐 근무 시간 중에 메일 체크 하기 위해 아웃룩 열었다가 황급히 마우스를 움직이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다 성인 스팸 메일 때문이다. 모든 메일 계정에는 성인 스팸 메일이 뿌려진다고 보면 된다. 스팸 메일을 뿌리는 프로그램은 몇 만원이면 구할 수 있다. 이메일 리스트도 몇 만원이면 구할 수 있고. 인터넷에서 이메일을 모아다 주는 프로그램도 몇 만원이면 구할 수 있다. 그러니깐 몇 만원이면 스팸 메일 마케팅을 할 수 있다. 비용 대비 노..

창작수업

시 창작 수업이다. 5월. 1층 강의실 옆 잔디에 한 무리의 학생들이 대낮부터 막걸리와 소주를 펼쳐놓고 술을 마시고 있다. 의례 술잔 옆에는 시집이나 소설 몇 권이 나뒹굴고. 강의를 하러 들어온 교수는, 출석을 부르다 말고 고개를 돌려 창 밖으로 술판을 벌이고 있는 학생들 틈에서 이 수업을 들어와야할 학생들이 있음을 발견하곤 한심한 눈으로 강의실에 앉아 있는 학생들을 쳐다본다. 이 좋은 봄날에 자네들은 강의실에서 뭐하는 짓인가. 자네들은 시를 쓸 수 없겠구만. 하곤 2시간 강의를 꼬박 채우고 창 밖 학생들의 술자리로 간다. 강의실에 앉아 있던 몇 명의 학생들도 투덜대면서 술자리로 간다. 그렇게 어느 대학 봄날 오후가 지나간다. ----------- 생각해보면, 대학 2학년 때, 군대 가기 전 낮술이 정말..

패턴 오브 라이프

패턴 오브 라이프라. 삶의 방식, 또는 형태. 여하튼 요새 꽤나 노력하고 있다. 첫 번째는 아침을 먹는 것이다. 아는 동생이 계란 프라이든 빵 한 조각이든 뭔가 먹는 것, 그것이 아침이라는 말에 감동을 받곤 아침을 거르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살이 조금 빠졌다. 아침을 먹으니깐 점심을 적게 먹게 되고 저녁은 8시 이전에 먹곤 그 이후로는 먹지 않는다. 두 번째는 일찍 일어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매일 잠을 자는 시간을 측정하고 있다. 요 며칠 사이 내가 잠을 잔 시간은 8시간 30분, 9시간, 5시간, 10시간 이다. 평균 7시간 잠을 잔다. 그러니깐 7시간 잠을 채우기 위해 어떤 날은 길어지고 어떤 날은 짧아지는 것이다. 오늘 10시간을 잤으니, 분명 새벽까지 빈둥거릴 확률이 높다. 그러나 일찍 ..

Chaim Soutine의 자화상

Chaim Soutine (시암 쑤띤)의 자화상이다. 1916년에 그려진 작품이다. 꽤 심각할 정도로 자기 자신에 대한 증오, 내지는 혐오를 가지고 있었나 보다. 추상 표현주의의 윌렘 드 쿠닝은 시암 쑤띤을 열광적으로 좋아했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시암 쑤띤의 첫 번째 대형 전시를 뉴욕에서, 그것도 그가 죽고 난 10년 정도가 흐른 뒤에 열렸고 이 때 미술의 중심이 파리에서 뉴욕으로 옮겨가던 무렵이라는 걸 떠올려보면 무척 재미있다. 잭슨 폴록이 현대 미술계의 스타로 떠올랐고 파리에서는 이에 질세라 타피에스, 뒤뷔페를 중심으로 한 앵포르멜이 유행하고 있었다. 쑤띤 작품은 세계에 대한 혐오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추상 표현으로 일관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그의 생애가 두 개의 전쟁 속에 있었고 유태인이..

미쳐야 미친다, 정민

미쳐야 미친다 - 조선 지식인의 내면 읽기 정민 지음. 푸른 역사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책의 처음 삼분의 일 정도만 불광불급에 대한 이야기일 뿐, 후반부는 독자를 매혹시키는 이야기가 나오진 않는다. 쉽게 읽히고 재미있다는 점에서 한 번쯤 권하게 되는 책이지만, 읽고 난 다음 남는 것이 없다는 점에선 궁금한 사람은 도서관에서 빌려 읽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고 보면 독자에 따라 틀려지지 않을까 싶다. 난 다 읽고 난 다음 좀더 깊이 있는 내용을 많이 담을 수 있을 내용인데도 불구하고 너무 대중적으로 흐르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도 모른다. 요즘 이런 류의 책이 많이 출판되고 독자들의 관심을 끈다는 것은 무척 고무적인..

계몽주의 시대의 미학

제 7 장 계몽주의 시대: 데카르트적 합리주의 이 시대를 이해하기 위해선 데카르트의 태도만 알아도 충분하리라 생각된다. 그만큼 중요하다. 17세기 바로크 예술이나 그 전 르네상스 고전주의 예술을 이해하는 데 데카르트 철학은 꼭 필요하다. 그러나 종종 미학과 예술이 서로 평행을 유지하며 나란히 가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도리어 미학과 예술이 무관한 경우도 더 많다. 개인적으로 미학은 예술 이해에 도움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차라리 사상사적 맥락이나 철학사적 맥락을 그 시대의 예술 양식과 서로 연관 지어 이해하는 것은 예술 이해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미학의 역사를 이해하는 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염두에 둘 필요는 있다. 비어즐리는 데카르트는 아래와 같이 요약한다. “데카..

좋은 기업을 넘어 … 위대한 기업으로, 짐 콜린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 짐 콜린스 지음, 이무열 옮김/김영사 좋은 기업을 넘어 … 위대한 기업으로 Good To Great 짐 콜린스 지음, 이무열 옮김, 김영사 행복하게 돈을 벌고 있는 이는 드물다. 하지만 행복해지기 위해 사람들은 먼저 돈을 번다. 이렇듯 돈을 벌고 있다는 것과 행복과 연결되는 이유는 돈을 가지고 있어야만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이라고 믿어지는 어떤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지, 돈을 번다는 것 자체가 행복스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대부분 투덜대면서 하루하루 살아간다. 그렇다면 행복하게 돈을 버는 방법은 없을까? 그런 점에서 기독교 윤리는 무척 좋은 점이 있다. 현세에서의 돈벌이가 신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아마 교회 다니는 이들은 이것을 당연하게 생각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