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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시대의 미학

(* 비어즐리의 미학사(이론과실천)을 읽고 요약한 글입니다. 오래된 글이네요.) 제 6장 르네상스 비어즐리는 르네상스를 15세기 니콜라우스 쿠자누스의 탄생부터 16세기말 지오다노 브루노의 사망까지로 잡는다. 매우 의미심장한 구분이라고 할 수 있다. 쿠자누스는 철학사에서는 중세 말기의 철학자로 구분되나, 실제 그가 살았던 시대는 고딕 후기, 또는 르네상스 시대였다. 여기에서 고딕과 르네상스의 시대 구분이 문제로 떠오르는데, 지역적으로 그 사정이 틀리다. 이탈리아의 경우 15세기면 르네상스 중기이고 북유럽의 경우에는 고딕 후기에 해당된다. 따라서 학자들마다 어느 것에 무게 중심을 두느냐에 따라 그 구분이 제각각이며 읽는 이가 알아서 잘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예술이나 사상에 있어서 시대 구분은 몇 ..

미국 만들기 - 20세기 미국에서의 좌파 사상, 리처드 로티

미국 만들기 - 20세기 미국에서의 좌파 사상 리처드 로티 지음, 임옥희 옮김. 동문선 개인적으로 '너는 보수주의자 나는 진보주의자', 혹은 '너는 우파 나는 좌파'라는 구분 짓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면 한 사람 속에서는 보수적인 모습과 진보적인 모습이 공존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나은 미래를 향한 실천'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서로 다른 정치적 견해들은 일정한 규칙에 의해 조정되고 하나의 방향을 향해 움직여야만 한다. 그러나 이러한 나의 생각은 순진하고 이상주의적인 것이다. 왜냐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리처드 로티의 이 책은 미국 내에서의 좌파 사상이 어떻게 변해왔는가를 서술한 책이다. 특히 20세기 후반의 강단 좌파들에 대한 비판은 시사하는 바가 무척 크다. 왜냐..

이데올로기와 탈이데올로기, 사에키 케이시

이데올로기와 탈이데올로기 - 이데올로기는 종말을 고했는가? 사에키 케이시 지음, 이은숙 옮김, 푸른숲 사람에 따라서는 이념이라는 성가신 존재는 없어도 좋은 게 아니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안개를 먹고 사는 것이 아니라 빵을 먹고 산다. 빵만이 아니다. 빵 다음엔 의복, 의복 다음엔 텔레비전이나 세탁기다. 그 다음은 자동차, 다음은 텔레비전이나 세탁기다. 그 다음은 자동차, 다음은 퍼스컴이다. 이리하여 물건의 계열이 무한의 시계열을 만든다. 그것이 현실이고, 그것만이 현실이다. 이렇게 경제가, 또는 물질적인 성장주의가 우리 사회의 기본을 형성하고, 그것이 이제 아시아의 경제 붐이라는 풍선을 타고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어느 누구도 이런 현실에서 도망칠 수 없으며, 이 현실을 외면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철학을 위한 선언, 알랭 바디우

철학을 위한 선언 알랭 바디우 지음, 이종영 옮김, 백의 읽어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 역주가 달려있었지만, 독자의 이해를 도우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 것같으나, 역자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역자의 설명대로 보자면, 바디우는 생성의 세계 거부하고 존재의 세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플라톤주의자 쯤 되는 모양인데, 이해안 되기는 이 또한 마찬가지였다. 누가 나에게 이 책에 대해서 설명을 해줄 사람 없는가.

롤랑 바르트가 쓴 롤랑 바르트

롤랑 바르트가 쓴 롤랑 바르트 롤랑 바르트 지음, 이상빈 옮김, 강 그가 걸어 나오는 걸 천천히 살펴본다. 텍스트로서의 삶. 문체로서의 몸짓. 운율과 절망. 또는 흐린 하늘의 유쾌함. 열정에 떨고 그가 손바닥을 내밀어 하얀 구름을 만들어 땅 속으로 밀어 넣는다. 그러나 금새 구름은 대기 속에서 흩어진다. 이번에 혀를 내밀어 구름을 만든다. 가슴으로. 무릎으로. 그의 육체 구석구석에서 구름들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금새, 금새 대기 속으로 흩어진다. 그리고 몇 년 후 그는 죽는다. 그 자리에 흩어졌던 구름들이 모여들어 그를 만든다. 롤랑 바르트가 롤랑 바르트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롤랑 바르트는 롤랑 바르트가 아니다. 동시에 롤랑 바르트이다. 롤랑 바르트는 단수이면서 복수이다. 텍스트이며 육체이며 언어이다...

강력하고 간결한 한 장의 기획서, 패트릭 G. 라일리

강력하고 간결한 한 장의 기획서 패트릭 G. 라일리 지음, 안진환 옮김, 을유문화사 얇은 책이지만, 매우 중요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동시에 익히 들어왔던 이야기들이 적혀 있다. 그러나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것들이다. 옆에 두고 몇 번 더 읽어 머리 속에 심어둘 필요를 느끼게 하는 책이다. 읽고 난 다음 중요한 부분을 정리해본다. 뭐니뭐니해도 읽는 이를 고려해야 된다. 한 개인일 수도 있고 어떤 집단일 수도 있으며 서로 의견이 상충되는 부분도 있을 수도 있는 여러 사람들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이들을 설득시킬 수 있는 논리로 무장해야 된다는 것이다. 솔직히 무수한 사업 기획서를 적어본 나로선 이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이건 매우 중요한 것이다. 기획서란 어떤 사업을 설득하..

이것은 미술이 아니다, 마리 앤 스타니스제위스키

이것은 미술이 아니다 - 메리 앤 스타니스제프스키 지음, 박이소 옮김/현실문화연구(현문서가) 이것은 미술이 아니다 Believing is Seeing 마리 앤 스타니스제위스키 지음, 박이소 옮김, 현실문화연구 이 책에 대한 리뷰를 두 번 적었지만, 마음에 들지 않아 다시 적습니다. 그만큼 중요한 책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저 책에 대한 다른 이들의 반응을 보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해보았는데, 다들 찬사 일변도여서 이건 아닌 것같아 여러 번 고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저라면 원고지 10장 정도의 분량과 슬라이드 20개만 있으면 이 책에서 다루어진 내용의 다섯 배 많은 내용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요. 그러고 보면 다들 현대 미술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지식인의 종말, 레지스 드브레

지식인의 종말 - 레지 드브레 지음, 강주헌 옮김/예문 지식인의 종말 레지스 드브레 지음, 강주헌 옮김, 예문 이 책은 오늘 지식인이 어떤 모양을 하고 있는가를 통렬하게 비판한 책이다. 그래서 나는 지식인이다라고 생각하는 이는 이 책을 읽고 가슴에 손을 얹고 과연 나는 지식인인가를 다시 한 번 물어볼 때 한 번 읽어볼 만한 책이다. 그러니깐 대학을 나왔다고 대학원을 나와 석사학위나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가 지식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정말 웃긴 일이다. 그럴 땐 드브레의 말처럼 "누구건 지식인이라 자처한다면, 나는 그를 기꺼이 지식인이라 불러주겠다." 이 책을 읽고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 단어가 '노블레스 오블리제'였다. 아래 글을 보자. 노블레스! 그 기원인 로마가 보여 ..

질 들뢰즈: 대담

질 들뢰즈: 대담 1972-1990, 김종호 역, 솔 종이 색이 뿌옇게 바래있습니다. 1993년도에 출판된 책이니, 벌써 10년이 지난 책입니다. 제가 이 책을 가지고 있었던 것도 벌써 7-8년이 지난 듯합니다. 그 사이 여러 번 읽기를 시도하였지만, 솔직히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겨우 오늘에서야 다 읽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말하긴 참 안타깝긴 하지만,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istoria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대표적인 미술이론가인 알베르티가 자기 나름대로 조형 예술의 중요한 특징으로 주장한 것인데, 뜻은 '극적인 주제나 장면'입니다. 알베르티는 확실히 조형 예술의 서사적 측면을 강조하였습니다. 이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당시 음악에서도 마..

주 5일 근무제 시대의 마케팅 전략

비즈니스를 하면서 사람들이 새로운 것을 선호하며 그것이 진짜 새로운 트랜드라고 믿으려는 경향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특히 마케팅 부문 종사자를 끊임없이 ‘새로움에 대한 강박증’같은 것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사람들이 새로운 것이라고 믿는 그것은 진짜 새로운 것이 아니라 익숙한 것에 새 옷을 입혔을 뿐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마케팅은 본질적인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익숙해 고리타분해 보이는 어떤 것을 새롭고 윤택이 나는 어떤 것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케팅 부문에서 일하고 있는 이들은 늘 트랜드에 민감해야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변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관심이다. 그래야만 새로운 트랜드를 만들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늘 트랜드에 따라다녀야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