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오랫만이군요. 언제였던가요. 제가 K씨에게 편지를 보낸 것이, 꽤 오래 전 제가 환기미술관 근처에서 살 때였지요. 그 때 컴퓨터로 쓰고 그 편지를 프린트해서 빨간 수성펜으로 수정하고 다시 쓰고, 그걸 PC 통신 게시판에 올렸습니다. 그런데 그 사이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요. 글을 써서 그걸 프린트해 수정하는 일은 거의 없어졌습니다. 일 년에 몇 번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런 일은 종종 사무실에서 벌어지죠. 잔뜩 작성해놓은 프리젠테이션 문서를 프린트해서 수정하는. 어느 새 밤은 내리고 거리는 불빛과 허무로 가득찹니다. 창 건너편으로 라마다르네상스 호텔이 보이고 그 새 제 나이는 서른 하나가 되었군요. 환기미술관 근처에 가지 않은 것도 벌써 이 년이 지났습니다. 그 사이 미술관에 간 것이라곤 5번도 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