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992

인터넷

집에서 사용하던 초고속인터넷을 해지했다. 하지만 부가서비스 사이트에는 계속 초고속인터넷 회원으로 뜨고 있는데, 어떻게 할까 고민 중이다. 다소 불편함이 있지만, 인터넷 없는 환경에서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대신 필요한 자료들은 사무실에서 검색해, 외장 하드에 담아간다. 몇 개의 리뷰와 글을 써야 한다. 목에 염증이 생겨 어젠 일을 거의 하지 못했다. 저녁에서는 선배들을 만났고 오늘은 사무실에 남아 일을 좀 하다가 들어갈 예정이다. 처리할 일이 많은데, 갑자기 아픈 바람에 컨디션이 좋지 않다. 역시 중요한 몸관리. 지난 주 금요일 마셨던 평양 소주다. 달작지근했다. 딱 한 잔만 먹었다.

지름신의 정기 방문

일종의 습관처럼 굳어진 음반과 도서 구매. 독서계획을 수립한 이후, 체계적으로 독서에 일정 시간 이상 할애하고 있지만, 역시 아직까지 구입하는 도서가 읽는 도서보다 많다. 구입 도서를 계속 줄여나갈 생각이지만, 과연 뜻대로 될 진 미지수다. 포티쉐드. 내가 왜 이 밴드를 그동안 몰랐던 걸까. 결국 알라딘으로 포티쉐드의 명반 "Dummy" LP를 주문했다. 아, 오늘 밤엔 이 음반을 들을 수 있다. 어디 이걸 LP 상태로 들을 수 있는 단골 바가 있으면 좋을 텐데... 구입한 책들이다. 역시 기대되는 책은 데이비드 린치의 "빨간 방"이다. 서점에서 여러 차례 보았으나, 사지 않고 있다가, 최근의 규칙적인 생활이 내 상상력을 건조하게 하는 듯하게 만드는 듯하여, 이 책을 읽기로 했다. 그 외 구입한 책들을 ..

관성과 시간

나를 형성하고 있는 여러 가지 것들이 형성된 것은 언제부터 일까? 가령 예를 들자면, 술버릇이라든가, 말 하는 속도라든가, ... ... 실은 이것도 일종의 관성 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최근에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것들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관성 이상의 어떤 힘이나 에너지가 필요한 것이고... 특히 인생에 있어서 이러한 힘이나 에너지들은 종종 사랑의 실패, 오랜 인연의 결렬, 사소한 실수로 인한 감당하기 힘든 시련, 혹은 우연에 의한 비극 등으로 인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결국 우리는 오래 전부터 형성되어온 관성 속에서 어떤 변화를 시도하지만, 아주 소극적인 차원에서만 이루어지고, 변화 시도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받으며, 번번히 관성에 이끌려 가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볼 때, 감당하기 어..

페이스 에반스(Faith Evans)의 '어게인'

아마 내가 지금 20대였다면, R&B나 힙팝에 엄청 빠져있었을 것이다. 실은 빠지고 싶지만, 에너지도 부족하고 시간도 없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힙팝 댄스를 배워볼 생각까지했다. 몇 해 전 Coldplay의 시디를 구입했을 때, EMI 뮤직 샘플 시디를 얻었다. 이 시디에 페이스 에반스의 노래 한 곡이 실려 있었다. 그 사이 몇 번 들었지만, 귀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최근 이 노래, 너무 좋다. 모든 것이 다 '때'가 있는 모양이다. 소설도, 시도, 음악도, 그림도, 다 그렇다. 일요일 아침, 페이스 에반스의 노래를 듣고 있다. (그런데 페이스 에반스, 나랑 동갑이다. ㅡ_ㅡ;;)

사진 정리 중 - 파리 풍경

사진 정리를 거의 못하고 있었다. 급한 일 하나를 끝내고 사진 정리를 한다. 문득 여행을 떠나고 싶다. 지난 기억들이 떠올라, 마음이 흔들, 흔들 거린다. 갤러리 프레드릭 모아상의 입구. 17세에 지어진 건물 1층에 자리잡은 갤러리다. 갤러리 입구에서 하늘을 쳐다보았을 때의 풍경. 비가 왔다. 차창으로 카메라 렌즈를 고정시키고 찰칵.

안개

이른 아침에 일어나 창을 열었다. 대부분의 시간을 사무실에서 보내기 때문에 집 창문을 여는 때는 주말 아침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며칠 전 문득 창을 열었다. 하얀 그림자들이 눈에 들어왔다. 초등학교 때, 정말 1미터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를 뚫고 약 2 킬로미터 정도 되던 학교까지 걸어갔던 기억을 잊지 않고 있다. 언젠가 친구와 함께 안개가 자욱하게 끼기로 유명한 자유로를 달렸던 것도 기억한다. 안개는 공포와 두려움과 함께, 우리 마음 속 깊이 이 세상으로부터, 세상 사람들로부터, 사건들과 일로부터 도망치고 싶은 어떤 욕구를 자극하기도 한다. 실은 안개 너머 어떤 신비의 유토피아가 있었으면 하고 바라기도 한다. 김포공항에서 삼성동까지 가는 도심공항행 리무진 버스에는 안개로 인해 결항된 비행기 탓에, 승객..

월요일

집에 들어오니, 어느새 자정이 지나있다. 지하철 안에서 르몽드 디플로마크를 읽었다. 세계는 지금 미국식 경제 정책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로 고심하고 있었다. 한국 정부는 지금 어떻게 하면 (레이건 이후 부시까지 이어진) 미국식 경제 정책들을 잘 도입할 수 있을까 고심하는 것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하긴 르몽드 디플로마크라고 하면, 소위 말하는 '좌빨' 저널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으니(내가 읽기엔 전혀 그렇지 않다고 여겨지지만). 지난 주 토요일에는 약 일곱 개 정도의 전시를 챙겨보았다. 약간 불편한 동선이었고 두 개의 약속이 있었던 터라, 정신없이 움직였지만, 몸이 피곤한 만큼 영혼은 꽤 풍요로웠다. (보았던 전시들의 리뷰를 적을 생각인데, 과연 언제 다 적을 수 있을련지~) 일요일에는 아침 8시에 일어나 약간..

올해의 몇 가지 계획

무질서에 대한 반성 내 서재의 모습이다. 몇 번이나 정리를 해 보았지만, 늘 이 모습 그대로. 더구나 읽지 못한 책들도 상당수다. 위에 보이는 사진이 전부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실은 책장이 보이는 것 이외에 여러 개가 더 있고 다른 방에도 책들이 꽤 더 있다. 그런데 책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아래 녀석들도 있다. 정말 끔찍한 일이다. 나에게 이사를 한다는 것은 거대한 모험들 중의 하나가 되었다. 어떻게 살다 보니, 이 지경이 되었다. 조금 좋아했을 때는 연애에 긍정적인 영향이 미친 듯 하나, 지금은 도리어 부작용만 늘었다. 좀 이상한 사람이나 유별난 사람이 되었다고 할까. 요즘 들어 많이 반성하고 있다. 계획성 없이 산 탓이다. 짐은 늘어났고 삶은 꽤 거추장스러워졌다. 실은 나는 너무 많이 하려고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