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50

김수자 Kimsooja - To Breathe, 국제갤러리

KimsoojaTo Breathe August 29 - October 10, 2012 Gallery Kuje "작가의 작품 세계는 시각적인 이미 및 오브제를 넘어 정신적이고 철학적인 탐구를 통해 다양한 문화와 삶의 인류학적 면모를 보여준다. 김수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시공간의 축적이 담긴 장소특정적인 삶과 문화 그리고 역사적인 흐름을 관통하는 작업 세계를 보여줄 예정이다. 동양적 또는 한국적이라 불리는 서구의 근대적인 관점에서 간과한 가치들을 선험적인 태도로서 접근한 이번 국제갤러리의 김수자의 첫 개인전은, 최근 10여 년에 걸친 최근 작업들로써, 그녀만의 고유한 유목적이고 관조적인 관점, 그리고 초기 작업부터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심화되어 온 페인팅과 드로잉의 개념들, 아울러 그것의 휴머니즘적 연관성을 ..

'여름-절망'에서 '가을-희망'으로

피로가 머리 끝까지 올라갔다. 집에 오니, 밤 12시가 가까이 되었고 나는 아직 일을 끝내지 못한 상태다. 하긴 내가 무리하게 욕심을 부려서 그런 것이기도 하지만. 딱딱한 걸 먹으면 안 되는데, 맥주 몇 잔에 딱딱하다 못해 씹혀지지도 않는 오징어 뒷다리를 안주 삼았다. 나이가 들수록 여유가 사라지는 것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일상 속에 내 온 몸이 들어가 있다는 느낌이 든다. 가끔은 한 발 뒤로 물러나 스스로를 돌아봐야 하는데, ... 올해 그런 여유가 생길 지 모르겠다. 여름, 뜨거운 절망을 뒤로 하고, 가을, 내년을 위한 희망을 꿈꾸어도 좋을 시기다. 몇 번의 주말 오후, 핸드폰으로 늦은 오후 석양 아래의 서울을 찍었다. 내가 가진 니콘 카메라로 찍은 사진도 있지만, 지금 PC에 옮기기가 귀찮다...

사진-기억

사진은 참 많은 것들을 알고 있다. 그렇게 사진 속에 숨어 세월은 사라진다. 사진은 미완의 기억이며 흔적이다. 사진은 미학적 매체이기 이전에 어떤 상처이다. 그래서 예술가들 중 일부는 사진 속에 깃들어 사고하고 행위하기 시작하였다. 위대한 인상주의자들은 사진의 친구였으며 동지였다. 그렇게 사진은 평범한 우리들 손으로 들어왔고, 사람들은 사진을 찍는다. 오늘도, 내일도. 그래서 사진은 참 많은 것들을 알고 있다. 침묵 속에서.

데페이즈망 - 벌어지는 도시 Depaysement - blooming the City

데페이즈망 - 벌어지는 도시 Depaysement - blooming the City 2011.6.15 - 7. 17. 아르코미술관(대학로) (2011년 아르코미술관 기획공모전, 기획: 최재원, 김미경) 우리들 대부분은 도시에 살아갑니다. 서울이거나 부산, 혹은 광주이거나. 아니면 뉴욕이거나 런던이거나 LA이거나. 그리고 지금 여기를 살아갑니다. 거기 어제가 아니라. 그런데 지금 여기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쫓기는 듯한 현대인의 일상 속에서 우리가 살고 움직이는 이 도시도 마찬가지일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으세요? 현재 대학로 아르코 미술관에 열리고 있는 ‘데페이즈망 ? 벌어지는 도시’는 지금 여기 이 도시에 대한 반성을 테마로 하고 있습니다. 전몽각, 경부고속도로29, 99.7x150..

흐릿하게 흔들리는 우리들: 앤디 댄즐러 전, 마이클 슐츠 갤러리

Andy Denzler ‘Freeze Frame Paintings’ 2011.1.27 – 2.27 Michael Schultz Gallery Seoul www.andydenzler.com 늦겨울 햇살이 건조한 바람에 희미하게 갈라졌다. 오랜만에 마이클 슐츠 갤러리에 들렸다. 청담 사거리에 있는 네이처 포엠 빌딩에 갈 때면 빠뜨리지 않고 방문하는 갤러리로, 독일 베를린, 중국 베이징에도 갤러리가 있다. 그리고 천천히 기억을 더듬었다. 나는 몇 년 전 마이클 슐츠 씨를 만난 적이 있었다. 서로 명함을 주고 받았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는 우리에게 갤러리스트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로 탁월한 안목을 꼽았다. 좋은 작가의 좋은 작품을 찾아 그 작품을 원하는 고객에서 소개할 수 있는 안목. 나는 그 말을 듣고..

백남준 굿, 최재영 사진전, 아트링크

백남준 굿 최재영 사진전 2011. 1. 25 - 2. 13, 아트링크 www.artlink.co.kr 사진은 순수한 우연성이며, 오직 우연일 뿐이므로 민속학적 지식의 재료가 되는 '세부들'을 단번에 보여준다. - 롤랑 바르트 1952년생인 최재영은 이번 전시가 첫 개인전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오래 동안 미디어에서 사진 기자 생활을 해온 터라, 평생을 카메라를 들고 다녔으나, 개인전이라고 할 만한 전시를 한 적이 없었다. 그리고 그는 그런 첫 개인전으로 백남준을 내세웠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사진은, 2006년 1월 29일 작고한 백남준의 5주기를 맞이하여, 그를 추모하는 마음으로 최초로 공개하는 백남준의 퍼포먼스 기록 사진이다. 1990년 7월 20일, 백남준의 생일이기도 한 이 날, 백남준은 서울..

침묵 속에서 소리 지르다

Voice Of Silence #016, 90x120cm, Inkjet print, 2010 침묵의 목소리 (Voice of Silence) 이일우 전 2010년 10월 21일 - 11월 4일, 갤러리 보다 컨템포러리 www.artcenterboda.com 소리가 들린다. 사진에서 소리가 들렸다. 도발적이다. 소리를 지르는, 혹은 흐느끼는, 갤러리 가득 어떤 소리를 내는 사진들이 전시되고 있었다. 하지만 소리는 없었다. Voice Of Silence #001, 90x120cm, Inkjet print, 2010 사진 너머에는 어떤 소리가 숨겨져 있을 테지만, 우리에게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단지 상상할 뿐이다. 공감과 이해가 사라져가는 현대 사회 속에서 이일우의 사진이 주는 메시지는 분명해 보인다. 소..

읽는 사진, 느끼는 사진 展,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

읽는 사진, 느끼는 사진 - 서울시립미술관 소장품 기획 - 사진 展 2009. 3. 6. Fri - 5.24. Sun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 분관 책장을 정리하다가 읽다만 책들로 어지러운 방바닥으로 떨어지는 사각의 얇은 카탈로그. 작년 봄에 보았던 전시. 그러고 보니, 요즘 통 전시를 챙겨보지 못하고 있다. 회사일도 많고 개인적으로 여러 일들이 겹친 탓이었다. 나이가 들수록 핑계만 늘고, 핑계가 늘수록 게으름은 배가 된다. 한 없이 게을러지는 나이가 된 것일까.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은 사당역에서 나오면 걸어서 바로 앞에 있다. 옛 벨기에 대사관 건물로 1905년에 지어진 이국적인 건물이다. 건물 앞 정원에는 흥미롭고도 아름다운 조각작품들이 세워져 있다. 사당역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다가, 그 기다림이 지겨..

서울포토2010 (Seoul Photo 2010)

전시 기획, 특히 대형 미술 전시 기획의 어려움은 수익만 쫓아가는 비즈니스의 속성, 그리고 그것과 무관하거나 아직 한국적 풍토와 잘 맞지 않는 예술성, 작품성을 서로 만나게 하는 데 있다. 내가 관여하고 있는 아트페어도 마찬가지다. 4월 29일부터 5월 3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포토2010도 그런 사정을 여실히 드러낸 전시라고 해야 할 것이다.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아트페어에도 프리-프로덕션, 프로덕션, 포스트-프로덕션이 존재한다. 결국엔 공통된 관심사와 목적, 팀웍이 중요하다. 내가 갤러리스트로 나갔던 아트페어, 혹은 주관했던 아트페어에서 결국 중요했던 것은 팀웍과 참가한 작가나 갤러리의 작품성을 중심으로 비즈니스 마인드였다. 적고 보니, 참 어려운 일이었음을 다시 되새기게 된다. 서울포토201..

사진 몇 장

점심 식사를 했다. 사무실 근처에서의 점심 식사는 대체로 무의미하거나 우울하거나 쓸쓸하다. 하루 종일 기획서를 쓰고 프로젝트를 관리하고 고객이나 파트너에게 전화를 걸어 업무를 협의한다. 어젠 신사동에 있는 어느 갤러리에 들렸다. 그 갤러리의 일을 좀 도와달라고 한다. 회사 일에, 아트페어 준비에, 이젠 갤러리 일까지 해야 하는 건가. 흥미가 있지만,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사진 몇 장을 올린다. 멀리 여행이라도 떠나고 싶지만, 100%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오직 일요일 오전이 전부다. 마지막 연애도 오래 전에 1년을 지났고 이젠 2년을 향해 달려간다. 일상을 꽉 짜여져 바쁘게 움직이다보니, 가끔은 치명적인 우울에 빠지기도 한다. 이 지상에서 살아온 시간이 늘어나는 것과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