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 187

오브제 미술Objet Art, 그게 뭐지?

지난 주말, 서울시청 앞 덕수궁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것이 미국 미술이다'를 보고 왔습니다. 토요일 오후에 갔는데, 예상보다 사람이 적었습니다. 실은 방학이고 주말이라, 길게 줄을 서서 보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불현듯 아주 형편없는 기획 전시에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들어가는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한편으론 전시 보는데 큰 불편함이 없어 다행이다 싶기도 했지만, 정작 사람들의 눈을 밝게 하는 전시에는 사람들이 찾지 않고 그렇지 않은 전시에는 사람들이 찾는 걸 보면, 이제 전시도 마케팅을 떠나서는 진행하기도 어려운 시절이 되어간다는 생각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만, 주최로 ‘조선일보’로 있어서 그런가 보다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하네요. 여기에 정치적인 색깔이 입힐 의도는 없습니다만, 전시 마케팅..

르네 마그리트 Rene Magritte, 수지 개블릭

르네 마그리트 - 수지 개블릭 지음, 천수원 옮김/시공사 르네 마그리트 Rene Magritte 수지 개블릭(지음), 천수원(옮김), 시공아트 018 (시공사) 나는 나의 과거를 싫어하고 다른 누구의 과거도 싫어한다. 나는 체념, 인내, 직업적 영웅주의, 의무적으로 느끼는 아름다운 감정을 혐오한다. 나는 또한 장식 미술, 민속학, 광고, 발표하는 목소리, 공기 역학, 보이 스카우트, 방충제 냄새, 순간의 사건, 술 취한 사람들도 싫어한다. - 르네 마그리트 책을 두 번 읽었다. 작가와 작품에 대한 책은 대체로 어렵다. 미술 작품 보는 것은 마음을 비우고 눈으로 바라만 봐도 되는 것이지만, 미술 작품에 대한 책은 그렇지 못하다. 사람들은 미술 작품에 대한 책이나 글을 읽고 현대 미술은 어렵다, 난해하다라고..

올댓 주말미술여행 출시

안녕하세요. 파아란 영혼을 운영하고 있는 지하련(김용섭)입니다. 몇 번 블로그를 통해 알려드린 미술 전시 정보와 관련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이 드디어 출시되었습니다. 올댓 주말미술여행 SK텔레콤과 TNM에서 지원해주어 제작한 콘텐츠 어플리케이션입니다. 올댓 주말미술여행의 콘텐츠는 아래와 같습니다. 이 달의 추천 전시 - 매주 업데이트하는 콘텐츠로, 해당 월에 가볼만한 미술 전시 정보와 전시 리뷰를 올립니다. 이 달의 예술 도서 - 읽을만한 미술 서적 소개합니다. 예술 초보 탈출 분투기 - 미술 전시 관람을 위해 알아두면 좋을 만한 내용과 서양 미술과 관련된 내용을 올립니다. 잊지 못할 그 전시 - 예전 전시이지만, 한 번 다시 되새길만한 전시 내용을 올립니다. 아직 콘텐츠가 많지 않지만, 1-2달 이내로..

데페이즈망 - 벌어지는 도시 Depaysement - blooming the City

데페이즈망 - 벌어지는 도시 Depaysement - blooming the City 2011.6.15 - 7. 17. 아르코미술관(대학로) (2011년 아르코미술관 기획공모전, 기획: 최재원, 김미경) 우리들 대부분은 도시에 살아갑니다. 서울이거나 부산, 혹은 광주이거나. 아니면 뉴욕이거나 런던이거나 LA이거나. 그리고 지금 여기를 살아갑니다. 거기 어제가 아니라. 그런데 지금 여기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쫓기는 듯한 현대인의 일상 속에서 우리가 살고 움직이는 이 도시도 마찬가지일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으세요? 현재 대학로 아르코 미술관에 열리고 있는 ‘데페이즈망 ? 벌어지는 도시’는 지금 여기 이 도시에 대한 반성을 테마로 하고 있습니다. 전몽각, 경부고속도로29, 99.7x150..

눈부신 윤리학 - 젊은 중국 작가를 만나는 길

눈부신 윤리학 Splendid Ethics 인터알리아, 2011.6.24 - 7.21 도심 한 가운데의 갤러리는 호기심을 자아냅니다. 과연 평일 낮에는 누가 전시를 보고 있을까? 하지만 갤러리는 대부분 텅 비어있습니다. 그림을 전공하는 학생이거나 관련 종사자, 혹은 작품을 구입하는 콜렉터들이 평일 갤러리의 손님들입니다. 기업들은 창의성Creativity를 강조하고, 직장을 다니는 이들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목말라 하지만, 실은 그들의 목마름은 너무 비현실적입니다. 전시 이야기가 아니라, 딴 이야기로 글이 시작되고 말았습니다. 인터알리아는 삼성동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 맞은 편 건물 지하에 위치해 있는 상업 갤러리입니다. 전시되는 작가나 작품이 나쁘지 않은 곳입니다. 저는 점심 식사를 햄버거 하나로 끝내..

미술 작품 저작권과 예술 창작

"본디 저작권법은 구체적인 표현을 보호하는 것이지 아이디어나 개념을 보호하지 않는다. 따라서 누군가가 작가의 그림을 그대로 베끼지 않는 이상 저작권법으로 문제를 삼을 수 없다. 이렇게 저작권법이 통하지 않을 때는 상표법을 적용할 수도 있다. 만약 작가의 화풍을 상표법으로 보호를 받을 수 있다면 작가에게는 더욱 유리할 수도 있다. 저작권법은 보통 작가가 생존해 있는 동안 사망 이후 50년 동안까지 그 권리를 보호해 주지만, 상표법은 계속 갱신을 허용해 권리를 가진 자가 영원히 그 권리를 가진 자가 영원히 그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작가의 화풍은 작품의 제목이 아니지만 상표법상 상장(trade dress)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상장이란 개념은 아직 우리 나라에는 생소하다. 어떤 물건..

사이방가르드 - 개입의 예술, 저항의 미디어, 이광석

사이방가르드 - 개입의 예술, 저항의 미디어 이광석 지음 안그라픽스 ‘사이방가르드: 개입의 예술, 저항의 미디어’라는 책 제목과 부제에서도 드러나듯, 이 땅의 고민들을 반영하고 담아내려는 사이버 시대의 아방가르드적 행동주의의 흐름과 예술, 미디어 저항과 실천의 다양한 작업들에 주목한다. 책에서 소개되는 아방가르드 예술군의 사회 참여 방식을 보면서, 독자 여러분들은 현실의 야만에 반응하는 나름의 ‘싸움의 기술’을 터득하기 바란다. - 14쪽 작년 모 잡지의 원고 청탁으로 관련 자료를 찾다가 이 책을 알게 되었다. 미술 분야의 일을 간간히 하지만, 최신 정보와는 다소 동떨어진 일상을 살아가는 탓에 이런 류의 책을 소개받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책은 신선했다. 문장과 구성 방식, 그리고 소개되는 예술가들마..

클리오 박스, 인사아트센터

CLIO Cosmetic Art 2011 CLIO BOX 2011. 4. 27 - 5. 3 인사아트센터 1층 http://www.clio.co.kr/index.asp (인사아트센터 1층 클리오박스 전시장 입구) 색조 전문 화장품 회사 클리오가 아트-작품과 상품-아트의 교차를 시도하는 또 한 번의 아트 콜라보레이션을 시도한다. 클리오가 순수미술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의 고급화를 지향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전시 ‘클리오 코스메틱 아트’는 이번으로 다섯번째이다. 콜라보레이션 전시가 흔히 그렇듯, 전시는 크게 두 가지 성격을 공유할 수 밖에 없다. 용기와 매재 등 클리오 제품을 직접적으로 이용하고 변용하면서 작가의 본래적 색채를 드러내는 외형적인 특성과, 거꾸로 작가 자신의 오리지날리티와 리얼리티를 대중적..

단색회화의 매력 - 조엘 킹 전시, 그림손갤러리

조엘 킹 Joel King Intervals 2011. 5. 4 - 17 Grimson Gallery 번잡스러운 인사동 길을 지나가다가 수도약국 골목으로 조금 올라가면 그림손 갤러리가 있습니다. 신기하게도 이 골목길에는 사람들이 지나다니지 않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파고다 공원에서부터 안국동 방향으로만 갈 뿐입니다. 하지만 잠시 알 수 없는 골목길로 한 번 걸어 들어가 보면, 작고 아담한 까페라든가, 도심 한 가운데의 고요한 갤러리를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인사동입니다. 아주 잠시, 짧은 거리의 모험으로 우리가 알지 못하는 도심의 근사한 침묵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런 침묵처럼 조엘 킹의 작품은 우리 앞에 나타났습니다. 단색조의 회화를 ‘모노크롬(Monochrome)’이라고 합니다. 이 회화 양..

신소영 전, 이화익갤러리

Moments in Continuous Change 신소영 Shin, SoYoung 전 이화익 갤러리. 2011. 3. 2 - 3. 15 어린 아이의 얼굴만 봐도 절로 미소가 떠오릅니다. 누구의 시였던가요.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고. 윌리엄 워즈워드William Wordsworth의 시 '무지개'에서 나온 문구네요. 시 전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제가 번역본을 구하지 못한 관계로..) The Rainbow My heart leaps up when I behold A rainbow in the sky: So was it when my life began; So is it now I am a man; So be it when I shall grow old, Or let me die! The Child 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