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2663

강점 = 재능 x 투자

과연 내 재능은 어디에 있을까. 그리고 나는 그 재능에 얼마나 투자하고 있을까? 삼십 후반이 되어서도 내 재능이 뭔지 모르겠고 밥벌이와 관련된 내 재능에 대해서도 종종 깊은 불신을 가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절망하거나 뒷걸음질 치지는 않는다. 대신 갖은 실패와 고초로 인해, 적어도 나는 어떤 일은 나와 잘 맞지 않는다는 것 정도는 조금이나 알게 되었다는 것에 사소한 위안을 얻는다. 결국은 내가 어디에 재능이 있는가를 알기 위해선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경험을 쌓아보아야 하지 않을까? 이는 갖은 모험과 고초, 혹은 감당하기 어려운 정도의 실패와 좌절 속에서 결국 내 길을 찾아가는 건 아닐까? 무책임한 말인 줄 알지만, 나보다 어린 사람들을 만났을 때 내가 해주는 조언은 고작 이것이다. 많은 경험을..

인터넷

집에서 사용하던 초고속인터넷을 해지했다. 하지만 부가서비스 사이트에는 계속 초고속인터넷 회원으로 뜨고 있는데, 어떻게 할까 고민 중이다. 다소 불편함이 있지만, 인터넷 없는 환경에서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대신 필요한 자료들은 사무실에서 검색해, 외장 하드에 담아간다. 몇 개의 리뷰와 글을 써야 한다. 목에 염증이 생겨 어젠 일을 거의 하지 못했다. 저녁에서는 선배들을 만났고 오늘은 사무실에 남아 일을 좀 하다가 들어갈 예정이다. 처리할 일이 많은데, 갑자기 아픈 바람에 컨디션이 좋지 않다. 역시 중요한 몸관리. 지난 주 금요일 마셨던 평양 소주다. 달작지근했다. 딱 한 잔만 먹었다.

인 콜드 블러드, 트루먼 카포티

인 콜드 블러드 - 트루먼 카포티 지음, 박현주 옮김/시공사 1. 주기적으로, 떠올리기조차 싫은 끔찍한 살인사건들이 있었다. 그리고 방송과 신문들은 그 사건을 연일 다룬다. 사람들의 궁금함을 풀어주기 위함이지만, 실은 자신들의 수익모델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나와, 자신들의 전문적인 시각에서 바라본 그 사건의 의미와 해석을 쏟아낸다. 실은 사건의 직접적인 당사자와 피해자, 혹은 그들의 가족에는 아무런 위로도 되지 못하며, 아무런 예방 효과도 가지지 못하는 이야기만 떠들어댈 뿐이다. 먼 훗날, 사람들은 그런 사건들을 기억할까? 아마 정신이 나간 몇몇 보수주의자들은, 전쟁 땐 더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간다며, 애써 그런 사건들의 의미를 축소시킬 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런 통..

한국형 블로그 마케팅, 세이하쿠(지음)

한국형 블로그 마케팅 - 세이하쿠 지음/매일경제신문사(매경출판주식회사) 블로그를 사용한 지 매우 오래되었지만, 이를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 생각하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블로그의 비즈니스적 효과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정말 효과있다'라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비즈니스를 수행하는 입장에서는 블로그는 해야만 하는 어떤 것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특히 온라인 쇼핑몰 관련 원고를 준비하면서 블로그가 비즈니스를 위한 마케팅의 효과적인 툴임을 확실하게 깨달았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러한 블로그 마케팅의 핵심을 잘 요약하고 있다. 블로그를 열심히 운영하고 블로그 관리나 운영에 대한 여러 지식들을 가지고 있는 독자에게는 다소 식상할 지도 모르겠지만, 블로그를 오직 퍼온 글 모음으..

독일 하르모니아 문디 50주년 기념앨범 50CD

[수입] DHM 창사 50주년 기념앨범 (50CD) - 여러 아티스트 (Various Artists) 작곡/DHM 미친 짓이라는 걸 안다. 이 시디를 사기 전에 나는 이미 2월에만 도서 구입으로 15만원 이상을 지출한 상태였다. 하지만 선택에 그 어떤 망설임도 없었다. 바로크 이전 음악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나로선, 그리고 종종 이 시대 음악을 들을 때마다 설레는 기분을 어쩌지 못하는 나는, 이 박스 세트를 구하지 못했음을 최근 통탄해하고 있었다. 이 박스세트는 작년 초에 수입되었다. 하지만 나는 최근에야 이 박스세트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생각해보니, 작년에는 광화문 교보 핫트렉에 자주 들리지 않았고, 주위에 클래식 음악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도 없었던 탓에, 나는 이 박스세트를 알지 못하..

세계화의 폭력성, 장 보드리야르

시뮬라시옹 장 보드리야르, 프랑스의 사회학자. '시뮬라시옹'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이후 포스트모더니즘 논쟁의 중심에 서있었던 학자이다. 나는 장 보드리야르의 암울한 사회 분석을 싫어했으며, 그것이 진실로 드러났을 때의 끔찍함을 무시하면서 장 보드리야르를 전파하는 일군의 학자들을 경멸했다. 그들 대부분이 의지하는 책이나 이론은 오직 시뮬레이션 이론이었으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장 보드리야르는 극단적인 반-플라톤주의자이면서, (우호적으로 평가하자면) 마키아벨리와 같은 전도된 이상주의자였을 지도 모른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20세기 후반 이후의 매스미디어에 의해 희석되고, 우리가 바라보는 현실은 사라지고 미디어들에 의해 새롭게 조작된 것들이 진실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는 하이퍼-리얼리..

지름신의 정기 방문

일종의 습관처럼 굳어진 음반과 도서 구매. 독서계획을 수립한 이후, 체계적으로 독서에 일정 시간 이상 할애하고 있지만, 역시 아직까지 구입하는 도서가 읽는 도서보다 많다. 구입 도서를 계속 줄여나갈 생각이지만, 과연 뜻대로 될 진 미지수다. 포티쉐드. 내가 왜 이 밴드를 그동안 몰랐던 걸까. 결국 알라딘으로 포티쉐드의 명반 "Dummy" LP를 주문했다. 아, 오늘 밤엔 이 음반을 들을 수 있다. 어디 이걸 LP 상태로 들을 수 있는 단골 바가 있으면 좋을 텐데... 구입한 책들이다. 역시 기대되는 책은 데이비드 린치의 "빨간 방"이다. 서점에서 여러 차례 보았으나, 사지 않고 있다가, 최근의 규칙적인 생활이 내 상상력을 건조하게 하는 듯하게 만드는 듯하여, 이 책을 읽기로 했다. 그 외 구입한 책들을 ..

관성과 시간

나를 형성하고 있는 여러 가지 것들이 형성된 것은 언제부터 일까? 가령 예를 들자면, 술버릇이라든가, 말 하는 속도라든가, ... ... 실은 이것도 일종의 관성 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최근에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것들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관성 이상의 어떤 힘이나 에너지가 필요한 것이고... 특히 인생에 있어서 이러한 힘이나 에너지들은 종종 사랑의 실패, 오랜 인연의 결렬, 사소한 실수로 인한 감당하기 힘든 시련, 혹은 우연에 의한 비극 등으로 인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결국 우리는 오래 전부터 형성되어온 관성 속에서 어떤 변화를 시도하지만, 아주 소극적인 차원에서만 이루어지고, 변화 시도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받으며, 번번히 관성에 이끌려 가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볼 때, 감당하기 어..

그림 좋다 展 과 Propose 展 - 순수와 상업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그림 좋다 展 (KAMI’s Choice: The Soul of Korean Contemporary Art) 2008. 12. 24 ~ 12. 30, 인사아트센터 프로포즈(Propose) 展, UNC갤러리 2009. 1. 8 ~ 1. 23 1. 나에게 이 두 전시는 묘하게 겹쳐져 보였다. 작가나 작품에 대한 선호를 떠나, ‘순수’라는 단어와 ‘상업’이라는 단어는 상식적으로 서로 극명하게 대립하는 듯 보이지만, 어쩌면 동일한 궤도에서 움직이는 개념일지도 모른다. 즉 순수하기 때문에 상업적으로 성공할 여지가 높다는 … 꽤 모순적이지만 말이다. 순수 미술에 있어서 시장(market)이 본격적으로 떠오른 것은 19세기 초의 일이다. 그 전에도 미술 시장(판화나 주문 제작의 유화를 위한)이 존재했지만, 모든 예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