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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쿠사이와 히로시게, 우키요에 속 풍경화

호쿠사이와 히로시게, 우키요에 속 풍경화 2008.6.4 - 7.4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 (광화문 흥국생명빌딩) 내가 읽는 책이며, 보는 전시며, 듣는 음악을 다 리뷰한다면, 나는 종일 리뷰만 써야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리뷰 쓰는 것이 일종의 습관처럼 되어버린 터라, 쓰지 않으면 뭔가 찝찝한 기분을 떨쳐버릴 수 없어 적기는 하지만, 일종의 소모적인 자기방어전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 전시도 벌써 반 년이 지난 후에야 글을 적는다. 내가 우키요에를 기억하는 건 마네 때문이다. 마네의 '피리부는 소년'은 직접적으로 오키요에의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 작품이 근대 미술의 역사에 있어서 거의 최초로 원근법을 극복하고 평면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시켰다는 점이며, 이 ..

늘 그것들은 음악이거나 날씨 탓이다.

I Call Your Name-The Mamas and Papas in Monterey 몇 년 만에 낡은 일제 파이오니아 턴테이블 위에 중고 LP 가게에서 구한 마마스앤파파스 베스트 음반을 올려놓았다. 몇 년 동안의 먼지들이 한꺼번에 날아올라 사각의 방을 채웠다. 오래된 슬픔의 목소리들이다. 십여 년 전 마마스앤파파스는 왕자웨이의 영화 ‘중경산림’ 덕분에 철지난 유명세를 탔다. 나도 그 때 그들을 알았다. 그 때, 나는 한 편의 소설과 한 편의 시나리오만 쓰고 싶었다. 딱 그것만 하고 싶었다. 군대를 끝낸 후였고 복학하기 전이었다. 사랑을 하고 싶었으나, 난 늘 번번이 실패하는 쪽에 속했다(지금도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창원 중앙동의 작은 비디오 가게에서 오후 3시부터 새벽 2시까지 지냈다. 그 때 유..

Inside Nostalghia 전 - 타라 맥퍼슨

Inside Nostalghia, by DCG and Jonathan LeVine Gallery October 31st - December 30th 2008 http://www.dorothycircusgallery.com/ 이젠 정말 예술가 천지인 것같다. 이 말은 그만큼 새롭고 혁신적인 예술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수한 예술가들이 자신만의 독창적인 세계를 보여주고 싶어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그 독창적인 세계를 서로 닮아있으며 서로 끌어당기기도 하고 밀어내기도 하면서 영향을 주고 받는다. 종종 한국 작가들에게 느끼는 실망감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끊임없이 새로움을 보여주어야 해도 모자랄 판국에, 어디선가 본 듯한 작품을 갤러리에서 보게 되었을 경우의 당황스러움이란 때론 화가 나기도 하고 때론 슬프기..

Harmonium, 2004

Harmonium 2004 Firriato Italy, Sicily Nero dAvola 100% 난생 처음 시실리 와인을 마셨다. 그런데 처음 마시는 와인은 꽤 부담스럽다. 마셨을 때 너무 맛이 좋다면 보물을 발견한 듯 기쁘고 흥분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기분이 상하고 가격부터 따지게 되기 때문이다. 이 와인은 매우 견고하다. 예상보다 빨리 마신 탓도 있지만, 디켄팅을 하지 않은 것이 더 큰 이유일 게다. 하지만 견고한 틈 사이로 싱그러운 과일향과 묵직한 바디감은 좋은 와인을 가지는 특성을 고루 갖추고 있었다. 특히 Nero dAvola라는 품종도 처음이고 시실리 와인도 처음이었다. 이 사실도 아주 오랜만에 와인 리뷰를 쓰면서 알게 된 사실이다. 한 달에 두 세 번 이상 와인을 마시지만, 최근 1년 정도..

마크 곤잘레스Mark Gonzales - 스케이트보드 예술

파리에서 있었던 일이다. 나야 늘상 술을 마시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 하길 즐기다니, 그 날도 예술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한국 작가의 작품을 두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파리에 정착해 사는 선배가 작품이 좋지 않다고 했다(그 때 숙소에 그 작가의 작품이 있었다). 이유인 즉, '분명한 메시지가 없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의 작품이 가지는 '유려하고 감미로운 형식, 어딘가 모르게 회상적 양식처럼 보이는 초상화'만으로도 충분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평했다.(이 작가에 대해서는 다음에 확실히 언급할 예정이다) 결국 아무런 결론도 내리지 못했지만, 한동안 프랑스 정부의 지원을 받고 예술가 생활을 했던 전직 화가였던 선배의 견해를 나는 무시할 수 없었다. 적어도 내가 보는 미술보다 뛰어..

시간, 유한함, 혹은 너의 존재 - Eric Poitevin

대학에 입학했던 게 벌써 16년이 지났다. 대학 때에도 잘 모이지 않았고 대학을 졸업한 이후에도 한동안 모이지 않다가 서른 중반이 되어서야 해마다 한 번 정도 모이게 되었다. 그것도 동기의 삼분의 일이나 사분의 일 정도만 모일 뿐, 다들 소문으로만 존재할 뿐이었다. 그런데 문학을 전공하였지만, 문학에 속한 친구들은 몇 명 없었고 직장생활을 하거나 영화나 TV 쪽에 가있었다. 나의 경우에만 미술 쪽에 있었다. 어제 일 년에 한 번 있는 송년 동기모임이었다. 보통은 시간에 대해 아무런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다가도 연말만 되면 '세월 참 빠르네'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고 보면, 시간은 참 빨리 흘러가고, 나이를 먹고 슬슬 지쳐가고 자조적인 웃음만을 가지게 된다. 시간에 대한 이런 생각은 언제서 부터 시작..

쓸쓸함과 나쓰메 소세키

요즘 탐독하고 있는 책에서 '나쓰메 소세키는 예언자와도 같았다'라는 문장이 있었다. 나도 모르게 그럴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얼마 전 김영태의 시를 다시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10년 전 내 모습과 비교해 나는 단지 표현만 하지 않을 뿐, 마음은 그대로라는 걸 알았다. 아니 고등학생 때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단지 마음을 감싼 껍질만 다소 두꺼워졌을 뿐이라는. 어제 밤부터 오전까지 내내 우울하고 쓸쓸했고 슬펐다. 때론 분노가 올라오기도 했다. 마음 가는 대로 살아, 아무런 갈등도 일어나지 않으면 그 곳이 천국이라는 생각을 했다. 반대로 마음을 움직이지 않으면 내가 천국을 만들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했다. 글렌 굴드의 손가락을 보면서, 이 사람 하나만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

무인도, 주제 사라마구

포르투칼, 브라질 등 포르투칼어권 문학에서 처음으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주제 사라마구(Juse' Saramago)의 짧은 소설입니다. 98년 11월호에 실렸던 것으로서, 별 생각없이 읽다 너무 감동적인 소설이라 이렇게 이리저리 띄워보냅니다. 혹시 여유가 되신다면 98년 11월호에 실린 다른 몇 편의 소설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눈 먼 자들의 도시'가 영화화되면서 덩달아 이 소설도 유명세를 탔다. 주제 사라마구를 모르던 이들도 주제 사라마구를 알게 되고, ... ... 대중 매체의 위력은 이토록 대단한 것이었다. 좋고 아름다운 것들이 사람들 손을 타서 망가질 것같은 느낌이 드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아래 소설의 번역은 김용재 부산외대 포르투칼어과 교수입니다. 이 단편이 실린 소설집도 번역되었으면 좋..

책들의 우주 2008.12.12

미술 시장과 자오 우키(Zao Wou-Ki)

Zao Wou-Ki Paysage, 65*100cm, 1950 소장: Musees de Metz, Metz www.fram-museesdelorraine.org 얼마 전 올린 "미술 작품의 가격"에서, 미술 가격을 정하는 데 한 가지 기준으로 '유행Fashion'을 이야기했다. 그런데 미술 투자를 처음 하는 사람들이 웃고 우는 이유도 바로 이 유행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장기 투자로 미술을 권하지만, 10년 전에 한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던 작가, 혹은 20년 전 한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던 작가를 떠올린다면 '장기투자'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왜냐면 상당수의 작가들이 지금 어디서 무엇 하는지 잘 모르겠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오래 전에 고가로 구입한 작품이 지금은 거의 애물단지 수준으로 전락하는 사례가..

지식iN 마케팅

5. 홍보와 마케팅 6) 지식iN 마케팅 (이 글을 적은 지도 벌써 1년이 되었으니, 이젠 다소 식상한 이야기일 지도 모르겠네요. 읽을 때 지식인이라는 단어에 너무 민감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대신 '지식인'과 같은 서비스나 게시판이 온라인에는 엄청나게 많다는 사실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이젠 지식인에서의 마케팅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로 너무 많은 정보가 쌓여있습니다. 새로운 지식을 고심해서 올리는 것보다 다른 마케팅 공간을 찾아 활용하는 것이 좋을 지도 모릅니다. 단 한 가지만 기억해둘 것은 '게시판 글쓰기 전략'은 반드시 습득해야 됩니다. 온라인에서의 홍보는 '글'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글'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작성하고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느냐는 매우 중요한 요건입니다. 온라인 전..